[올림픽] '얼음공주' 최민정, 사실은 '속 깊은 효녀'

입력 2018-02-24 21:00  

[올림픽] '얼음공주' 최민정, 사실은 '속 깊은 효녀'
상금 모아 어머니에 선물…용돈으로 '어머니상' 상패도 제작
'신경 끄기 기술'이 집중력 유지에 도움…"500m 실격이 약됐다"
"일단 쉬고 싶어…가족 여행지, 베이징올림픽 천천히 생각"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제는 엄마를 비롯해 가족에게 좋아한다는 말도 많이 할래요. 내 맘을 표현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땡큐맘 행사를 하면서 적응이 조금씩 되는 것 같아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은 24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P&G 패밀리홈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얼음공주' 이미지를 벗고 그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한 가족들을 위해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음이 드러나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이 트레이드마크인 최민정은 사실 '속 깊은 효녀'라는 게 어머니 이재순(54) 씨의 귀띔이다.
어머니 이씨는 "내가 휴대전화로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내고 하트를 날려도 금방 답장이 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언제나 내가 일방적으로 딸에게 매달린다"며 딸의 무심함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민정이는 어렸을 때만 해도 만나는 사람에게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대했다"면서 "그런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웃음기가 사라져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속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한 딸"이라고 말했다.
딸의 '효도' 사례도 살짝 들려줬다.
서현중 재학 시절 어버이날에 '어머니상'이라고 새겨진 유리 상패를 어머니에게 깜짝 선물했다.
최민정은 "뒷바라지하는 어머니를 위해 뭔가 해줄 걸 고민하다가 몰래 모든 용돈으로 엄마한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그 당시를 떠올렸다.
서현고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국제대회에서 두둑한 상금을 받았을 때는 백화점으로 어머니를 데려가 옷과 액세서리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씨는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딸이 엄마에게 선물하는 걸 좋게 봤는지 백화점 직원이 깎아줬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최민정도 이제는 가족과 더 많이 대화할 생각이다.
피앤지(P&G)가 이번 평창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어머니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는 '땡큐맘 캠페인'에 참가한 게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자신을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다.
최민정은 "엄마가 올림픽 개막 1∼2주 전 선수촌으로 보낸 손편지에서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즐기기만 하라'던 당부가 힘이 됐다"면서 "앞으로는 더 많이 표현하면서 살겠다. 엄마도 이번에 그치지 말고 손편지를 자주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경기 전 포커페이스에 가까울 정도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선 '독서'를 꼽았다.
그는 최근까지 마크 맨슨이 쓴 '신경 끄기의 기술'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그 책을 통해 '성취하는 법이 아니라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등을 배웠다.
이번 대회 여자 500m에서 2위로 골인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았을 때 눈물을 펑펑 쏟고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꿀잼이었다고 한다. 가던 길마저 가자"는 메시지를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민정은 "500m에 공을 많이 들이고 노력한 게 생각 나서 눈물이 났다. 500m에서 그런 일(실격)이 있고 나서 오히려 1,500m를 잘하게 되는 약(藥)이 된 것 같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격 아픔을 딛고 1,500m와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면서 대회 2관왕이 됐다.



그는 평창올림픽 이후 바쁜 일정 때문에 올림픽 이후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는 "일단 푹 쉬고 싶다"면서 "가족과 함께 갈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전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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