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에 책임 인정·감사보고서 공개·재발방지대책 요구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설 연휴인 지난 15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간호사 A 씨가 병원 입사 이후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유가족이 전했다.
A 씨의 유가족은 25일 간호사연대를 통해 언론에 배포한 '유가족 입장서'에서 "가족 사이에서 별명이 '잘난 척 대마왕'일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던 아이가 병원 입사 후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조금씩 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이때부터 '내가 전화를 잘 못 한대', '나는 손이 좀 느린 것 같아', '우리 선생님은 잘 안 가르쳐 줘'라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곤 했다고 유가족은 밝혔다.
유가족은 "우리 아이가 그렇게 모자랐다면 애초 불합격시킬 것이지 왜 데려갔느냐"면서 "병원에선 모자란 아이였는지 몰라도 우리에겐 보석 같은 아이였다. 멀쩡히 웃으며 병원에 들어간 아이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오게 했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A는 예민한 아이도, 우울한 아이도 아니었다. 진짜 이상한 것은 A가 아니라 멀쩡했던 아이가 자살까지 결심하게 한 병원"이라며 A 씨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촉구했다.
유가족은 또 병원 측에 간호사들의 고통을 방치한 책임을 인정하고 내부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는 한편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아이의 죽음으로 지금도 병원 어디선가 힘들어하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를 구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짧은 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A 씨는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병원 신임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께 송파구의 한 아파트 고층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A 씨가 숨지기 전 자신의 스마트폰에 남긴 "업무 압박과 선배 눈초리에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해졌다"는 내용의 메모를 확보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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