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안 쓰고 인터뷰 자제하며 '집중'…은메달 확정되자 만감 교차 눈물
(강릉=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혹시나 조금이라도 흔들릴까 조심, 또 조심하던 '팀 킴'의 얼굴엔 모든 경기를 마치고서야 눌러 온 감정들이 한꺼번에 교차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결승전을 마치고 은메달이 확정되자 둥글게 어깨동무를 하며 고생한 서로를 격려했다.
이후 관중석 한 편으로 다가가 일렬로 선 채 고개를 숙여 박수로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장 곳곳을 다니며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첫 메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 다 끝났다는 후련함 등 갖가지 감정이 붉어진 눈시울로 드러났다.
경기에선 '불꽃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 그리고 대회 내내 엄격한 모습을 유지하던 김민정 감독 등 선수단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김 감독과 피터 갤런트(캐나다) 코치는 선수들을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였다.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워낙 정교한 두뇌 싸움을 경기 내내 주고받다 보니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종목의 특성상 여자컬링 대표팀은 대회를 앞두고 모든 면에서 '절제'해왔다.
선수들이 세간의 이런저런 반응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휴대전화를 반납해 그야말로 '속세와 차단'됐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8승 1패라는 호성적으로 1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며 '벼락 인기'를 얻자 더욱 평정심 잡기에 힘썼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고 메달이 가까워져 인기가 치솟자 선수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한 김민정 감독이 경기 전후 선수들의 언론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기도 했다.
경기장에 몰려든 구름 관중에 속으론 놀라면서도 큰 표정 변화 없이 대회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던 선수들은 마침내 놓게 된 올림픽의 긴장감을 따뜻한 격려 속에 눈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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