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프로포폴과 함께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이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카를로스 사라테 박사는 케타민이 우울증과 조울증(양극성 장애)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라테 박사는 '하버드 정신의학 리뷰'(Harvard Review of Psychiatry)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에서 케타민은 투여 24시간 안에 우울증세를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며 24시간 후면 이러한 효과가 정점에 이른다면서 이 같은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4일 보도했다.
이러한 효과는 특히 증세가 중증이거나 다른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우울제는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으며 효과가 있다해도 증세가 개선되기까지 몇 주가 걸리는 등 한계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케타민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에 영향을 미치는 향정신성 약물로 낮은 단위의 마취하용량(subanesthetic dosage)을 투여했을 때 지속적인 항우울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들이 적지 않다.
케타민은 특히 자살 생각을 급속히 가라 앉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고무된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은 증세가 심하거나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케타민을 투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케타민을 마취제로만 쓰도록 승인했기 때문에 이는 적응증외(off-label) 투여행위가 된다.
케타민은 단기 또는 장기적인 부작용과 함께 남용 가능성이 있어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하기엔 문제가 많다.
한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크리스티나 쿠신 박사는 같은 '하버드 정신의학 리뷰'에 실린 또 다른 연구논문에서 케타민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신경영상 연구들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케타민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여러 뇌 부위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쿠신 박사는 밝혔다.
특히 케타민은 우울증을 지속시키는 회로를 억제하는 한편 보상 회로의 활동을 증가시켜 신속하게 항우울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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