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여자 30㎞ 경기 좌회전 구간에서 혼자 우회전
2위로 달리다가 순식간에 8위 추락…9위로 경기 마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동계올림픽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매스스타트에서 한 선수가 길을 잘못 들어 메달을 놓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비극의 주인공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오스트리아의 테레사 스타드로버다.
스타드로버는 25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30㎞ 경기에서 23㎞ 지점까지 마리트 비에르겐(노르웨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는 내리막길이 끝난 뒤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 경기의 첫 번째 바퀴에서는 오른쪽으로, 두 번째 바퀴에서는 왼쪽으로 가는 게 옳은 길이었다.
스타드로버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 길로 진입했고, 곧바로 원래 길로 돌아갔지만 8위로 처졌다.
순조롭게 경기를 마쳤다면 메달을 충분히 노릴 만했던 그는 9위에 그쳤다.
경기가 끝난 뒤 스타드로버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왜 그쪽으로 갔는지 정말 모르겠다. 잠시 정신이 나간 거 같다"라며 넋두리했다.
이어 "오늘 정말 좋은 경기를 하던 참이라 실수가 더욱 속상하다"며 "만약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면, 마지막까지 메달을 놓고 싸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스타드로버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스타드로버는 "아버지는 '오늘은 네 날이 아닌가 보다' 라면서 '그래도 메달을 따려면 길은 알고 경기해야 한다고 위로하셨다"고 말했다.
마르쿠스 간들러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은 스타드로버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코스를 이탈했을 거라고 짐작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왼쪽으로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 경기에서는 '철녀' 비에르겐이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 8개를 포함해 15개의 동계올림픽 개인 통산 최다 메달 기록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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