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속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26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의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기존의 일본어 외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도 전달하기로 했다.
J얼럿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긴급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영토나 영해에 낙하하거나 상공을 통과할 우려가 있을 때 이 시스템을 통해 피난하라고 알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시스템의 외국어 서비스를 관광청의 스마트폰 앱 '세이프티 팁스(Safety Tips)'를 활용해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각국의 대사관으로부터 다국어 서비스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면에는 북한에 대한 공포심을 다른 국가로 확산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J얼럿은 '독특한 호들갑'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이나 중국은 일본 정부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전국에서 잇따라 북한 미사일 대비 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각급 학교에 미사일 발사시 대피 요령을 담은 지침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하는 등 북한의 미사일 공포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작년 3월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를 시작으로 지난 2월까지 24회에 걸쳐 미사일 대피 훈련이 실시됐다.
신문은 훈련이 실시된 대부분의 지역에서 '왜 여기서 이런 훈련을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각급 학교가 위기관리매뉴얼을 작성할 때 기준이 되는 지침서에 미사일 발사시의 행동 요령을 담을 방침이어서 '학생들의 불안감에 배려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훈련의 효과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카하시 히로코(高橋博子) 나고야대 연구원은 "대피 훈련이 핵전쟁이 나도 피난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오해를 준다"고 비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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