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선 앞두고 저소득층 1조7천억원 현금지원 논란

입력 2018-02-26 10:42  

말레이, 총선 앞두고 저소득층 1조7천억원 현금지원 논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차기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저소득층 700만명에게 1조7천억원 상당의 현금보조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국영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부터 63억 링깃(약 1조7천300억원) 규모의 올해분 저소득층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국민 3천200만명 중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700만명에게 1인당 최대 1천200 링깃(약 33만원)의 현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현금 보조금은 2012년 나집 라작 현 총리 주도로 시작된 취약계층 지원책인 'BR1M'의 핵심 내용이다.
BR1M은 월소득이 3천 링깃(약 82만원)에 미치지 않는 가계에 연 500 링깃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월소득 4천 링깃 미만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되고 지원액도 최대 1천200 링깃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일각에선 비자금 스캔들 등으로 입지가 흔들린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이 선심성 예산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 의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올해 8월 이전 차기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 당국자는 "올해 지원액은 전년도 지원 규모인 68억 링깃(약 1조8천700억원)과 크게 다를 바 없는데다, 여타 국가들도 비슷한 형태의 저소득층 보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전날 파항 주에서 열린 BR1M 관련 행사에서 "(유권자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거나 돈이 최고라는 등의 비난은 터무니 없다"면서 "이를 비판하려는 이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건설적 제안도 함께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말레이시아는 현 의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올해 8월 이전 차기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BN은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61년간 장기집권해 왔으나, 나집 총리와 측근들이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의 여파 때문에 올해 총선에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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