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외교전' 주목…"경제적으로도 전반적 성공"
외신들 '개고기 문화' 또 조명…"美 스키선수, 강아지 입양"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6일간의 평창동계올림픽 열전이 끝났다. 해외 언론들은 북한과 관련한 안전 문제와 혹한 등의 우려를 안고 시작한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외교전이 펼쳐지는 동시에 스포츠 선수들의 열정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평창올림픽 폐회식과 관련, 한국이 기술적 역량과 유연한 문화적 힘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이어 케이팝 스타인 씨엘과 엑소의 무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형상화한 드론 쇼가 관중을 황홀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dpa 통신은 '새로운 지평을 연 대회'라고 한 토머스 IOC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분단된 한반도의 정치적 화해 움직임을 동반한 17일간의 스포츠 일정이 끝났다"고 요약했다.
로이터 통신은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의 단체관광객 방한 제한,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등에도 불구하고 평창올림픽이 전반적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P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을 들인 '평창 외교전'에 초점을 맞춰, 향후 남북관계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 분석도 있었다.
AP통신은 평창에서 스포츠 선수들이 눈부신 기량을 선보였고 많은 스타를 낳았지만, 전 경기를 통틀어 떠나지 않은 것은 남북한 간의 섬세한 '외교 댄스' 이야기라고 보도했다.
평창올림픽 개막 전 막판에 북한의 참가가 결정됐고, 누군가는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리고 개회식에서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앞뒤로 나란히 앉아 개회식을 지켜보는 이 어색한 장면 역시 전 세계가 지켜봤다고 전했다.
경기장에서도 외교가 이어졌다. 남북한 여자 하키팀 선수들은 함께 셀카를 찍기도 하고 서로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AP는 소개했다.
AP는 서로에 대한 남북의 움직임은 유동적이라며, 강원도가 2021년도 동계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스포츠외교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올림픽 이후 북미 관계를 인도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경기시설의 활용 방안과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한국의 '개고기 문화'가 남겨진 숙제로 지목됐다.
로이터는 평창올림픽이 IOC의 칭찬 세례를 받고 막을 내렸지만, 돈 먹는 하마인 '하얀 코끼리'를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하얀 코끼리란 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물건을 뜻하는 말이다.
이와 함께 이번 올림픽이 한국의 동계스포츠 확대와 강원지역 관광객 유치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장기적인 과제가 남아있다고 짚었다.
'개고기 문화'를 비판하면서 강아지를 입양한 선수도 나왔다고 WSJ은 보도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에 참가한 미국의 거스 켄워시는 지난 23일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경기도 시흥시의 개 농장을 방문했고, 열악한 사육 환경을 보고 입양을 결심했다.
켄워시는 4년 전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도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개들을 입양해 귀국한 바 있다.
WSJ은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개 식용 문화가 다시 조명받았다면서 중국, 베트남 등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이런 문화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상업화된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약 2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됐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다만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를 식용보다는 반려견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개고기 식당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nomad@yna.co.kr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