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여성 CFO 마리안 레이크, 다이먼 후계자로 부상

입력 2018-02-26 17:50  

JP모건 여성 CFO 마리안 레이크, 다이먼 후계자로 부상
월가 여성 최고위직 오른 싱글맘…금융계 롤모델로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JP모건체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리안 레이크(48)가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5일 보도했다.
레이크는 2013년 CFO로 승진하면서 월 스트리트에서 여성으로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올랐다. 레이크는 3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면서 업무와 집안일을 충실히 병행하고 있어 금융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는 이미 롤 모델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녀가 차기 CEO가 된다면 다시 한번 월 스트리트의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기는 셈이다.
레이크는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 19년째 몸을 담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는 수년째 이 은행의 차기 CEO로 거론되는 후보자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FO가 된 첫 해에 레이크는 JP모건체이스 런던지사가 파생상품 거래에서 7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이른바 '런던 고래' 사건을 무난히 처리함으로써 성가를 높였다.
JP모건체이스가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는 친숙한 인물이다. 그녀는 종종 제이미 다이먼 현 CE0의 직설적인 발언을 적절히 무마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CEO 경쟁은 아직 때 이른 감이 짙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월 중역들의 인사 이동을 단행하면서 다이먼 현 CEO가 앞으로 5년을 더 일한 뒤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들도 만만치 않아 레이크의 앞길이 순탄하지도 않다. 여성으로서는 이 은행의 임원인 메리 캘러핸 에르도에스(50)가 경쟁자로 꼽힌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더그 페트노(52)도 거론되고 있다. 레이크가 에르도에스나 페트노와 달리 대형 고객들을 상대로 거액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부에서 거의 일한 적이 없다는 것은 상대적 약점으로 꼽힌다.
이들이 지난해 챙긴 연봉을 살펴보면 에르도에스가 1천950만 달러로 가장 많고 레이크가 1천350만 달러, 페트노가 1천200만 달러였다.
레이크를 지지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 때문에 그녀가 당장 CEO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일선 사업조직을 운영하는 자리로 옮긴 다음에 업무를 잘 수행함으로써 후계자가 되는데 필요한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05년말 취임해 미국 6대 은행 CEO로서는 최장수를 누리는 다이먼의 향후 거취를 JP모건체이스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수년간 진행되는 잠재적 후계자들의 물밑 각축은 실질적인 경쟁 국면으로 전환된 셈이다.
표면상으로는 지난 1월 중역 인사 이동에서 다이먼 CEO에 이어 2인자로 승진한 고든 스미스와 대니얼 핀토가 선두주자로 보이지만 다이먼의 퇴임이 5년이나 남아있고 그 때가 되면 두 사람은 60살을 넘게 된다.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60대의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이크와 페트노, 에르도에스는 5년 뒤에도 50대에 머문다. 현재 미국 6대 은행을 이끌고 있는 CEO들은 49살에서 56살의 사이에 현직에 올랐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미스와 핀토가 2인자에 오른 것이 레이크에게는 유리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소매 금융, 법인 금융 및 투자은행 업무를 각각 담당하고 있는데, 레이크가 CFO를 마친 뒤 향후 두 직책 가운데 하나, 혹은 일부 업무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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