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놓고 고심…2018 광고주 설명회에 김태호 PD 간판으로 내세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의 연출을 그만둔다.
권석 MBC 예능본부장은 27일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연출을 그만둔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시기를 조율 중"이라며 "그러나 김 PD가 어떤 식으로든 '무한도전'과 계속 끈을 잇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MBC는 오는 3월 말 봄 개편에 맞춰 '무한도전'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 과정에서 김태호 PD의 '무한도전' 하차설이 나왔다. 그러나 MBC는 김 PD 하차설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김 PD는 지난 2006년 '무한도전'을 만들어 지금까지 연출해왔다. 12년간 연출하면서 휴식기 없이 달려오는 것에 대한 피로감과 힘겨움을 여러 차례 토로했고, 시즌제에 대한 바람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MBC에 있어 '무한도전'은 한주도 쉬어서는 안되는 간판 예능이었고, '무한도전'과 동의어인 김태호 PD가 연출을 그만두는 것 역시 만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12년 만에 김 PD는 '무한도전' 연출에서 하차하게 됐다. 3월 중 연출자 교체가 있을 예정이다. 후임은 최행호 PD로 결정됐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광고주가 주목하는 20~49세의 높은 지지를 받는 '무한도전'은 매주 광고가 완판되는 '국민 예능'으로 회당 40개의 광고가 붙는다. 주말 프라임타임 15초짜리 광고 단가는 1천305만원이며, 이에 따라 '무한도전'은 매주 5억2천2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달력판매 등 각종 수익사업도 벌이고 있으며, 간접광고와 협찬 수익도 높다. 지금까지 '무한도전'이 수익사업을 통해 기부한 금액만 63억 원이다.
지난해 초 '무한도전'이 누적 피로를 호소하며 7주간 결방하자 이 기간 '무한도전'이 방송되던 토요일 저녁 시간대 광고 판매율이 반토막이 나 MBC가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하차하게 되자 MBC는 비상이 걸렸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동요도 있고, 광고주들의 관심도 크다. 내부적으로는 '무한도전' 팀원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광고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지난 22일 열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2018 광고주 설명회(어프론트 행사)에서는 김태호 PD가 영상을 통해 광고주들에게 인사했다. MBC 광고 판매에 있어 '간판 얼굴'인 김 PD가 영상을 통해 '무한도전'과 계속 끈을 이어갈 것임을 광고주들에게 '확약'하는 내용이었다. 김 PD는 이 영상인사에서 '무한도전' 연출로서든, 크리에이터로서든 올해도 지속적으로 '무한도전'과 인연을 맺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MBC가 금요일 밤 10시 '김태호 존(zone)'을 만들어 tvN의 '나영석 존'에 대항할 것을 천명했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권석 본부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으나, 방송가에서는 '무한도전' 연출을 그만두는 김 PD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MBC가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해 브랜드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권 본부장은 "금요일 밤에는 시즌제 프로그램들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김태호 존'이라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잘랐다.
그러면서 "김태호 PD가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