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에도 북극의 찬공기가 내려오며 이례적인 한파가 엄습했다. 겨울에도 좀처럼 눈을 볼 수 없는 수도 로마에는 6년 만에 눈이 내렸다.
로마에는 26일 새벽(현지시간)부터 강한 눈이 내리며 3∼4㎝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 위도가 낮고, 바다에 인접해 있어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인 로마에 눈이 내린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로마 시 당국은 각급 학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려 이날 학교들은 일제히 휴업했다. 또,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나 등 대표적인 관광지도 문을 닫았다.
쌓인 눈에 대한 제설이 지연되며 로마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와 로마 출·도착 기차 등 대중교통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스통신 ANSA는 보도했다.
당국은 눈으로 인한 교통 마비와 안전을 우려, 대형트럭들의 시내 통행을 금지하고, 시민들에게 가급적 집에서 머물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눈으로 도심 통행이 크게 줄어든 탓에 이날 로마 거리는 월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거리에는 오랜만의 눈에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설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중부와 북부 역시 시베리아발 한파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으며 사고가 속출했다.
베네치아에서는 25일 강풍으로 베네치아 도심으로 이어지는 다리 위의 철탑이 쓰러져 도로를 덮쳤다. 천만다행으로 인명과 차량 피해는 없었지만, 복구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양방향 통행이 전면 중단돼 큰 혼잡이 빚어졌다.
트리에스테에는 시속 130㎞의 강풍이 몰아쳐 구조물 파손 등의 피해가 났다.
토리노에도 많은 눈이 내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와 아틀란타의 경기가 취소됐다.
며칠 동안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자 각 지방 정부와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 등은 노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하철역과 기차역, 일부 교회에 대해 밤샘 개방 조치를 내렸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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