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14일(현지시간)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참사 당시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이 학교를 담당하는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국 스콧 이스라엘 국장이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 지사는 "주내 법 집행기관에 경찰의 대응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 등 미 언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플로리다 주 하원 의장 리처드 코크런은 경찰 지휘부에 책임을 묻도록 주 의원 73명이 연명 서명한 서한을 스콧 지사에게 보냈다.
코크런은 "수년간 총격범에 대해 무수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경찰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회는 이스라엘 국장이 경찰 책임자임에도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 앞장서서 악수한 뒤 현장을 안내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 국장이 미국총기협회(NRA)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민주당 측과 보조를 맞추려 한 점은 공화당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장은 CNN에 "경찰관들이 실수한 것 맞다. 우리 모두 실수를 했다"면서 "하지만 낙오자가 있다고 장군과 대통령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린 공격적으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정의가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장 조사에서는 더글러스 고교 학교 지원 경찰관 스콧 피터슨이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건물 안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동안 건물 밖에서 머뭇거린 채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국 소속 무장 경찰관 3명도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경찰차 뒤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지난 수년간 크루스에 대해 18차례나 제보 또는 신고 전화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