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녹색성장에서도 필요한 부분 포용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혁신성장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져 기술 무역이 적자를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혁신성장 구현을 위한 산업정책의 4대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연구개발은 혁신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토대지만 양적인 투자 확대는 더는 쉽지 않다"며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R&D 양적 규모는 큰 편이다.
201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4.23%)은 세계 2위, GDP 대비 정부 연구개발예산(1.21%)은 1위다.
그러나 국가 기술경쟁력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술무역수지비(기술수출액/기술도입액)는 2015년 기준 0.63으로 적자 상태다.
반면 일본은 6.55, 영국은 1.93, 미국은 1.47로 모두 흑자다.
보고서는 규제 개혁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규제가 민간의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고 있어서다.
이전 정부도 '손톱 밑 가시 제거', '전봇대 뽑기'라는 표현을 들며 규제 개혁을 표방했지만 실질적인 이행은 미흡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보고서는 "규제 샌드박스(일정 기간 규제 없이 사업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포함해 포괄적인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혁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과 벤처투자의 질적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 정부 창조경제 기조 하에서 벤처 기업 수는 2012년 2만8천193개에서 지난해 3만5천282개로 늘었다.
그러나 스타트업 중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자금 문제였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은행 대출 수월성은 7점 만점에 3.5점, 벤처캐피탈 접근성은 3.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각각 4.4점, 3.4점)보다 낮았다.
아울러 보고서는 삶의 질, 국민의 체감하는 경제적 행복을 끌어올리는 데 혁신성장도 기능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이를 위해 혁신성장으로 이뤄낸 경제 과실이 일부 고소득층뿐 아니라 전 국민에 돌아갈 수 있는 포용적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재호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은 민간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기초연구, 고위험·불확실 분야 연구에 집중하고 연구 성과 확산을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 주도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연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책의 연속성, 다양성 견지 측면에서 이전 정부의 창조경제, 녹색성장에서도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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