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선수 "내 딸들 챙겨줘…멋진 일" 쓰자 '反트럼프' 네티즌들 비난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봅슬레이 선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관련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후폭풍을 맞았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봅슬레이 선수가 딸들이 올림픽에서 이방카 트럼프와 함께 한순간을 변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올림픽 기간 방한한 이방카 보좌관은 지난 25일 미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봅슬레이 4인승 경기를 보러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찾았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곳에서 미 육군 특전사이기도 한 미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네이트 웨버(31)의 어린 딸들과 나란히 앉아 미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자리에 있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웨버가 자신의 딸들을 안은 채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군 복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논란은 이에 대한 웨버의 답글에서 비롯됐다.
그는 "정치적인 입장과는 무관하게 이방카 트럼프가 올림픽 경기를 함께 보자고 자기 딸들을 초대하는 일이 멋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딸들에게 굉장한 경험이었다"고 적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수많은 미국 네티즌이 '악플'에 가까운 트윗을 쏟아냈다.
한 여성은 "인정하지 못하겠다. 나한테 아이들이 있다면 그녀의 100피트 이내의 거리에는 가지도 못하게 하겠다"고 반박했고, 한 남성은 "뭐가 멋지다는 것인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겨냥하듯 "그녀도 미국을 향한 반역죄의 일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웨버는 작심한 듯 이방카 보좌관, 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이방카가 내 딸들에게 정말 잘 대해준 것이 못마땅한 사람들 보세요. 내 딸들과 그녀는 오늘 마치 절친한 친구 같았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댓글 방식의 개별 트윗으로 "당신 멋대로 말하든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웨버는 "(대통령이) 오바마든, 부시든, 레이건이든, 클린턴이든, 트럼프든 상관없다"며 "(대통령의 딸이) 내 아이들에게 올림픽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이 고마웠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런 소식을 전한 기사는 댓글이 3천100개 넘게 달릴 정도로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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