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를 그리워한 윤이상의 '귀향'…통영음악제 3월 30일 개막

입력 2018-02-27 14:18   수정 2018-02-27 14:29

남해를 그리워한 윤이상의 '귀향'…통영음악제 3월 30일 개막

윤이상 유해, 음악당에 안장…정경화·獨 보훔 심포니 개막공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는 음악제 주제가 '아시아에서 세계로'였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고유한 정체성을 찾자는 취지에서 '귀향'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2002년부터 남쪽 바다에서 봄바람이 불어올 즈음이면 개막하는 클래식 음악축제 '통영국제음악제'가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경남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
서울 용산구 독일문화원에서 27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올해 음악제 주제인 '귀향'(Returning Home)에 대해 "한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인 윤이상의 유해가 돌아오게 돼 더 큰 의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통영 출신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은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국내에서 이념 논란에 시달렸지만, 유럽에서는 세계적인 현대 음악가로 평가받았다.
유럽에서 활동하다 1995년 세상을 떠난 윤이상은 고향인 통영 바닷가에 잠들기를 원했으나,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그러다 지난 25일 리임 대표의 손에 들려 윤이상의 유해가 통영으로 돌아왔고, 음악제 개막일인 3월 30일 음악당 근처에 유해를 안장하기로 결정됐다.



리임 대표는 "윤이상의 귀향이 화해와 평화를 이행하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음악제 프로그램 자체에도 귀향과 고향에 대한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음악제 개막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독일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윤이상이 1981년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한다.
'광주여 영원히'는 윤이상이 광주 민주화운동을 접한 뒤 대한민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직시하며 만든 작품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오페라 연출가 루트거 엥겔스가 초연하는 음악극 '귀향'이 무대에 오른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향'에 한국 전통 가곡을 결합한 작품으로, 독일 악단인 솔리스트 앙상블 칼레이도스코프가 음악을 맡는다.
리임 대표는 "동시대에 다른 장소에서 각기 만들어진 음악을 골라 엮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각국 연주자들이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어떻게 선보일지 결과물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음악제 기간에는 매일 2∼4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황수미는 3월 31일 보훔 심포니와 말러 9번 교향곡을 협연하고,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는 4월 1일 리스트와 쇼팽의 곡을 들려준다.
지난해 6월 미국 최고 권위의 피아노 대회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은 4월 3일 마련되는 리사이틀 무대에서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리스트의 작품을 연주한다.
이외에도 윤이상의 관현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가 초연되고,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 박민희와 대금 연주자 유홍의 합동 공연도 선보인다.
폐막공연에서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윤이상의 '바라', 번스타인의 '세레나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하며 음악제의 대단원을 알린다.
리임 대표는 "광주여 영원히, 낙동강의 시 등은 윤이상이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예술인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대화를 시도하게 하는 힘은 있는 것 같다. 윤이상이 그런 존재로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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