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마을 한복판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신청 철회

입력 2018-02-27 16:16   수정 2018-02-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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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마을 한복판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신청 철회
원안위 현장 방문 "주민 의사 반영할 것"…주민 "여전히 불안"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시 한림면 병동리 어병마을 한복판에 들어선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신청이 반려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오후 이 마을을 방문해 반대 주민들을 만나 방사선 발생장치를 지어 가동하려던 회사 측이 사용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원안위 엄재식 사무처장은 "방사능 투과검사 시설을 갖춘 회사 측의 장치 사용신청을 면밀히 검토했고 지난 26일 자로 해당 장치 사용신고를 사업자가 철회했다"고 말했다.
엄 처장은 "방사선 우려에 대한 주민 걱정을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민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주민들의 걱정은 이어졌다.
주민들은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신청을 일단 보류했을 뿐, 언제 다시 신청해 가동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조선 기자재인 파이프·밸브 등을 제조하는 이 회사는 이미 공장 옆에 나란히 비파괴 검사인 방사선 투과검사(RT)를 할 수 있는 시설 공사를 마친 상태다.
방사선 발생장치가 있는 건물은 마을 한복판에 들어서 있으며 가까운 집과 거리는 30여m에 불과하다.
주민들은 이처럼 위험한 시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있으며, 더 가까운 곳도 있느냐고 물었다.
원안위는 해당 장치를 갖춘 시설이 전국적으로 700∼800여곳 있으며, 주거지와 20여m 거리에 있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반대 주민 중에서는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 후손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병마을 송재영 이장은 "방사능 발생장치처럼 위험한 시설이 마을 한복판 주거지 코앞에 들어서는 것을 주민과 함께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신청을 일단 반려했다"며 "이후 해당 시설을 가동한다면 주민과 원만한 협의를 거친 후에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옛 가락국 김수로왕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인 이 마을은 고려 고종 37년(1250년)에 임금이 병풍을 하사한 뒤부터 어병(御屛)마을로 불렸다.
마을 길에는 지난해 연말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화포천 발원지인 무릉천이 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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