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2010년 '산림문학'으로 등단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산림청에서 25년 근무한 공직자가 나무와 숲을 노래한 시집을 펴냈다.
시집 '나무처럼'을 출간한 최병암 산림복지국장이 주인공이다.
최 국장은 1993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한 뒤 1993년부터 줄곧 산림청에서 일한 산림 전문가다.
2010년 계간 '산림문학'으로 등단해 숲을 관리하는 관료이자 시인으로 활동해 왔다.
'어느 숲지기의 꿈'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시집은 저자가 지금까지 나무와 동고동락해온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84편의 시로 구성됐다.
산림청에서 주요 직책을 맡으며 나무와 불가불의 관계에 있던 저자는 재선충병으로 소나무들이 몸살을 앓을 때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을 다니며 나무 옆을 지켰다. 동해안 산불 때는 울진 현장에서, 강릉과 삼척 산불 때는 상황실장으로 뜬눈으로 며칠 밤을 지새웠다.
그의 시 대부분에는 자신의 일터이기도 한 자연에 대한 사랑과 경외가 가득 담겨있다.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나무는 분명 신의 품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숲은 신께서 거할만한 신성한 곳"이라며 "신앙이든 과학이든 어떤 관념과 상관없이 나무와 숲은 그 자체로서 이를 아무리 노래해도 끝나지 않는 영속한 가치가 분명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시는 그가 만났다 헤어진 동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선물로 주는 헌시이기도 하다.
잠깐 함께 일하다 헤어진 직원부터 위로는 퇴임하는 산림청장까지, 그는 20년 이상 헌시를 쓰는 '시인 공직자'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시인 공직자를 다수 배출한 일명 '시인청'이기도 하다.
조연환 시인(전 산림청장)을 포함해 김청광 시인(현 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 소설가 이용직씨, 작가 이현복씨 등이 산림청 출신이다.
산림청 출신 문인들이 주축이 된 한국산림문학회는 2009년부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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