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아 서삼릉 태실안위제·태항아리 재현 전시회

입력 2018-02-27 16:50  

3.1절 맞아 서삼릉 태실안위제·태항아리 재현 전시회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고양시 고양문화원은 서삼릉태실연구소(소장 김득환)와 공동 주관으로 다음 달 1일 오전 11시 덕양구 원당동 서삼릉(사적 제200호) 태실에서 '3·1절 맞이 서삼릉 태실 안위제 및 태항아리 재현 전시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올해는 조선의 태실(胎室·왕족의 태를 항아리에 담아 보관해둔 곳)들이 일제강점기에 강제 이장된지 9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 민족은 아기가 출산하면 태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탯줄과 태반을 귀중히 보관하는 풍습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자녀의 태가 국운과 관련이 있다하여 전국 각지의 명당에 태실을 조성한 뒤 안치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제 침략자들은 전국 각지의 국왕 태실 22기, 왕자녀 태실 32기를 파헤친 뒤 태항아리들을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겨와서 집장지처럼 서삼릉 태실을 조성했다.
일제는 우리의 전통적 조성방식을 무시한 채 태함(胎函·화강석 재질의 관으로 태 항아리를 보관)을 시멘트 관으로 바꾸고 태실 주변을 날 일자(日)형으로 담을 둘러 민족정기를 말살하려 했다.
또 문종·세조·성종 등의 백자 태 항아리 10여 점과 태조 등의 태실 봉안 기록이 담긴 태지석(胎誌石) 17점을 빼돌리고 조잡한 일본강점기의 물건으로 바꾸는 등 전통문화 파괴를 시도했다.
고양문화원은 전주이씨대동종약원(전주이씨전국총연합회)의 총괄 진행으로 이날 안위제를 지낸다.
안위제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에서 조선왕조 역대 임금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진행된다.
왕릉 제향(祭享)의 진설도(陳設圖)에 따라 안위제 제상을 차리고, '종묘제례보존회' 이은홍 제례이사가 진행한다.
안위제와 더불어 고양문화원은 서삼릉에서 출토된 태조, 세종대왕, 세조, 성종, 예종, 인종, 선조, 경종 등 조선 역대 임금 18명의 태항아리 31개를 재현 제작해 전시회도 연다.
1996년 문화재연구소에서 서삼릉 태실에 대한 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대 임금들의 태항아리들이 나왔다.
고양문화원과 서삼릉태실연구소는 광주왕실도예조합(이사장 정영민)에 의뢰해 그 태항아리들은 실물 그대로 재현 제작했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야 할 조선의 세계적인 문화유산, 태실'을 주제로 동영상을 제작, 현장에서 상영한다.
부대 행사로는 3·1절 헌시(獻詩) 낭송, 살풀이춤 위안 공연, 전국의 태실 사진전시회 등이 진행된다.
김득환 서삼릉태실연구소장은 "서삼릉태실은 일제강점기에 침략자들에 의해 희생된 역사 훼손의 현장"이라며 "3·1절을 맞아 역사의 현장에서 민족정신을 드높이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관람 문의는 서삼릉태실연구소(☎010-8742-6919)로 하면 된다.
n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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