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면 진다" 곳곳서 경선…본선 후보 압축 예상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지역별 본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진보·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등 6·13 전국 교육감 선거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10년, 2014년에 이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세 번째 교육감 선거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치러진다.
교육감은 예산 편성, 인사, 교육과정 운영, 교육규칙 제정 등 권한을 행사한다.
교육감 선거는 그러나 광역·기초자치단체장 등 다른 지방선거와 달리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따라서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명이 없다.
후보자 이름은 투표용지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재되며 순환배열 원칙에 따라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후보자 이름의 게재 순서가 다르다.
앞선 두 차례의 선거처럼 이번에도 대부분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흐르는 게 특징이다.
진보든 보수든 같은 성향의 후보들이 분열하면 이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요 지역에서 교육감 후보 단일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도별로 본선 후보가 지금보다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지역은 진보와 보수 후보가 1대 1 구도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부터 진영별 후보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진보 진영은 지난달 27일 '서울 촛불 교육감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후보 단일화 작업에 들어갔다.
조희연 교육감은 같은 날 출판기념회를 열고 연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외에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조영달 서울대 교수도 후보로 거론된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대항마로 꼽는 가운데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최명복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 등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 합류했다.
대영 무학여고 교장,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경기교육감 선거전도 진보·보수의 힘겨루기 양상이다.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진보 후보로 분류된다.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과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는 보수 후보로 꼽힌다.
이재정 현 교육감은 이달 중 출마 여부를 밝힌다.
진보 진영은 단일 후보 선정을 위한 '2018 소통과 협력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를 운영 중이며,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지난 1월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를 후보로 추대한 바 있다.
부산은 진보 성향 김석준 교육감과 보수 성향 김성진 부산대 교수, 이요섭 전 부산전자공고 교장, 임혜경 전 교육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중도 지향의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도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박종필 전 부산교총 회장은 출마 여부를 곧 결정한다. 박 전 부산교총 회장을 제외한 보수 성향의 후보 3명은 후보 단일화를 합의한 상태다.
교육감 자리가 비어 있는 인천 역시 진보·보수 진영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다.
발 빠르게 단일화에 나선 보수 진영은 '인천교육감 통합위원회'를 발족하고 경선 룰을 논의하고 있다.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 이재희 전 경인교대 총장 등이 경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진보 진영인 '촛불 교육감 추진위원회'는 이달 9∼11일 도성훈 동암중학교 교장과 임병구 인천예술고 교사를 놓고 단일화 경선을 한다.
대전은 중도보수 성향의 설동호 현 교육감과 진보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된다.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승광은 달팽이학교 교장, 최한성 대덕대 교수 등 3명이 '대전교육희망 2018' 주관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 레이스에 참여했다.
경북은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를 모색한다.
진보 후보는 이찬교 경북친환경무상급식추진 운동본부 상임대표로 사실상 정해졌다.
보수 성향 후보는 권전탁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이경희 전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임종식 경북대 겸임교수 등이다.
보수 후보가 난립 양상을 보이자 경북교총, 경북삼락회 등이 중심이 된 '좋은 경북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가 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제주의 경우 보수 성향 인사 4명이 단일화 논의에 나서 김광수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을 단일 후보로 합의 추대했다. 이에 따라 진보 성향인 이석문 현 교육감과의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중도를 포함해 진영별로 후보 압축 작업이 가속하면 제주처럼 1대 1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곳이 더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체로 현역 교육감들이 지지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도전자들이 인지도를 높이며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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