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없으면 여권도 없다"…독립운동가 후손 돕는 '여권케이스'

입력 2018-02-28 07:00  

"독립 없으면 여권도 없다"…독립운동가 후손 돕는 '여권케이스'
대학생 연합 동아리, 김문로 선생 후손돕기 크라우드펀딩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독립이 없었으면 여권도 없었을 겁니다. 외국에 나갈 때라도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하면서 그분들의 후손을 돕자는 취지입니다."
3·1절을 앞두고 대학생 동아리 회원들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돕고자 여권케이스 제작·판매라는 이색 활동에 나섰다.
명지대 졸업생 권대현(26)씨는 28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독립운동가 김문로 선생의 후손 김시진 씨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씨 등 전국 각지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12명은 대학생 연합동아리 '대외활동플러스'에서 독립운동가 김문로(1910∼1969) 선생 후손 김시진(82)씨를 돕는 '봄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봄날'은 무궁화와 태극문양을 결합한 이미지에 '대한 독립 만세', '대한민국' 등 글귀를 담은 여권케이스 표본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올려 판매하고 그 수익금 중 일부로 김씨를 후원하는 프로젝트다.


김문로 선생은 일본 강점기 북만주에서 독립운동기지인 취원창(聚源昶)이라는 마을을 설립했다고 한다.
영화 '암살' 등장인물 안옥윤의 모티브가 된 독립운동가 남자현 여사를 김 선생이 지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활동을 뒷받침할 뚜렷한 문서가 없어 아직 독립운동가로 공식 인정받지는 못했다.
김 선생 아들 김시진씨는 중국에 거주하다가 2001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이후 임대주택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하다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져 3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취업준비생인 권대현씨는 "3·1절을 맞아 독립운동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었다"며 "잊힌 독립운동가 분들을 찾다 보니 김문로 선생과 김시진씨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됐다"고 계기를 말했다.


여권케이스라는 아이템은 '영토'와의 관련성에서 생각해 냈다.
권씨는 "조금 독특하면서도 독립운동과 연결지을 수 있는 물건을 떠올렸다"며 "독립운동에 투신한 분들이 우리 땅을 지키려고 희생한 점에 착안해 영토와 관련 있는 여권케이스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 맞서다가 목숨을 잃은 독립운동가는 1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유공자로 인정받은 이들은 1만4천여명에 불과하다고 안다"며 "잊힌 독립운동가를 알리고자 꾸준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등록된 독립유공자는 1만4천230명이다.
3·1절인 내달 1일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에는 전날 오후까지 1천300만원 넘는 돈이 모였다. 순수익의 30%는 김시진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을 돕는 단체에 기부된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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