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손들어준 獨헌재…정부 반박권보다 정당 집회권 우위

입력 2018-02-28 10:41  

AfD 손들어준 獨헌재…정부 반박권보다 정당 집회권 우위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2015년 독일은 난민 위기로 들끓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난민에게 문을 활짝 열었지만, 그들의 대거 유입이 큰 불만이던 우파들은 반대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그런 정세 속에 2015년 11월 반 이민·반 이슬람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베를린에서 '메르켈에게 레드 카드 - 망명(또는 이민)은 제한돼야 한다'라는 구호 아래 집회를 계획한다.
이에, 반 난민 정서에 기대어 세를 불리는 AfD의 노림수를 우려한 요한나 방카 연방 교육부 장관은 부처 홈페이지에 반박 성명 보도자료를 게재한다.
"레드 카드는 연방총리(메르켈)가 아니라 AfD에 제시돼야 한다. AfD 소속 뵈른 회케와 이 당내 다른 대변자들이 독일사회의 과격화를 부추기고 있다.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의 수장 루츠 바흐만처럼 공공연히 국민선동을 하는 극우 세력이 그런 것에 힘입어 참을 수 없는 지지를 받는다"라는 것이 요지였다.
뵈른 회케는 작년 1월 튀링겐 주 당대표로서 베를린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기념관을 수치스럽다고 말해 사회적으로 크게 손가락질받은 바 있다.


방카는 이처럼 강한 어조의 성명과 함께 시민들에게 AfD 집회의 보이콧을 촉구했다고 한다.
연방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AfD의 위헌 소송에 따른 27일(현지시간) 판결에서 방카 장관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독일의 헌법 격인 기본법에 어긋났다고 밝혔다고 공영 ARD 방송의 메인뉴스 타게스샤우가 보도했다.
헌재는 방카 장관의 정치적 행위가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먼저 내용의 측면에서 AfD가 여타 정당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하지만 방카 장관의 성명이 그걸 훼손했다고 헌재는 판단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성명이 AfD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는 게 근거였다. 그 경우, 시민들의 집회 정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정부가 비난에 맞서 자기를 방어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사실에 기반을 두고)" 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주관적이며, 비방하는 성격의 공격에 대해 정부기관이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는 건 안 된다고도 했다.
헌재는 방카 장관이 부처 공식 웹사이트를 이용한 것 역시 형식의 측면에서 잘못됐다고 짚었다.
AfD는 헌재의 이번 판단을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당내 우익 정서를 대변하는 알렉산더 가울란트 공동대표는 헌재가 자리한 "칼스루에"에 "판사들이 여전히 있다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가 대표로 있는 기독민주당 출신인 가울란트는 AfD의 우경화를 이끌고 있는 이 정당의 간판 인사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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