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 첫 지정에 민주 "文정부 의결", 한국 "대구시민 총의"
민평 "촛불혁명의 뿌리"…유승민·이정미, 기념식 직접 참석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여야는 28일 올해로 58주년을 맞은 '2·28 민주운동'의 정신을 높게 평가하면서 '2·2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2·28 민주운동이 올해 처음으로 공식기념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선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자유한국당은 '대구시민의 총의'에 각각 방점을 찍으며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1960년 대구지역 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서 일으킨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자생적 시위였고 4·19 민주혁명의 도화선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2·28 민주운동 관련 논평에서 "이 땅 민주주의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에서 "1960년 이승만 자유당 정부의 독재와 부정에 항거해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돼 일어난 2·28 민주운동은 이후 3·15 의거와 4·19 혁명으로 이어지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구시민 정신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인 2·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승화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당은 "대구를 넘어 자유를 지키고 민주를 실천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정신"이라며 2·28 민주운동을 치켜세웠다.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당 정권의 폭압과 폭정에 이어 불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는 기도(3·15 부정선거)에 대해 대구지역 청년학도들의 기백과 용기는 강물이 돼 온 천지를 진동시켰다"며 "2·28 정신은 청년학도의 기백과 용기, 자유와 민주를 향한 우리 국민의 뜨거운 열정이 집약된 자유대한민국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촛불 혁명의 뿌리가 된 2·28 대구 학생운동의 정신을 이어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그날의 외침은 4·19혁명으로 이어져 자유당 정권 붕괴의 도화선이 됐고, 박정희 독재하에서 벌어진 악명높은 인혁당 사건 등 민주화 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졌으며,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 혁명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58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2·28 정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런 가운데 2·28 민주운동이 올해 처음으로 국가지정 기념일이 된 것을 두고는 성사 배경을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온도 차를 보였다.
민주당 백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월 30일 국무회의에서 2·28 민주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지난 6일 국가기념일로 공포했다"며 "올해 공식기념일 지정으로 2·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정 대변인은 "그동안 2·28 민주운동이 대구시민 중심의 작은 기념식에 머물다가 올해 처음으로 국가지정 기념일이 됐다"며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국회의원들이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대구시민들의 총의가 집약된 결과"고 언급했다.
양당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2·28 민주운동 발생지가 민주당 '동진 전략'의 핵심 지역이자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라는 점에서 양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민심을 잡기 위해 신경전을 벌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대구가 고향이기도 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기념식을 계기로 대구를 민주화의 성지로 재조명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2·28 민주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더 굳건한 민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 대변인은 "우리 당은 2·28 정신이 우리 헌정사에 연면히 이어질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이라도 아끼지 않을 것을 대구시민들에게 약속한다"며 텃밭 민심 다지기에 주력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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