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만 맸더라면"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불감증 여전

입력 2018-02-28 11:43  

"안전벨트만 맸더라면"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불감증 여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의무를 강화한 '세림이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오후 2시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도로에서 태권도 도장 통학차량을 몰던 사범 박모(29)씨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차에 탄 8∼10세 어린이 6명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고 치아가 부러지거나 얼굴을 다쳐 병원에 옮겨졌다.
사고 지점은 왕복 4차로로,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해 있고 삼거리와 횡단보도가 있어 큰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전벨트만 착용했더라도 부상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시행된 세림이법(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를 태운 9인승 이상 통학차량에는 성인 인솔자가 보호자로 동승해야 하지만 사고 차량에는 인솔자 또한 없었다.
세림이법은 2013년 당시 3세 어린이가 통학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 의무를 대폭 강화해 만든 개정법이다.
세림이법이 규정하는 어린이 통학버스는 관련법에 따라 설립된 각급 학교, 학원, 체육시설의 버스를 포함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원 운영자는 노란색 통학버스에 안전 발판과 어린이용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등 안전규정에 맞게 차량을 구조 변경해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 등을 어린이들의 안전벨트 착용 확인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세 학원들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안전벨트 착용과 승하차 시 확인을 해야 할 인솔자도 별도로 두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건당 사망자 발생비율)은 앞좌석이 2.8배, 뒷좌석이 3.7배 높다.
초등학생 학부모인 박주연(41·여)씨는 "체구가 작은 어린이들은 사고 충격으로 좌석에서 이탈하거나 동승자와 부딪힐 확률이 더 높아 안전벨트 착용은 필수"라며 "학교, 어린이집뿐 아니라 학원 통학차량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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