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장기 기증이 드문 베트남에서 뇌종양을 앓던 7세 소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각막 기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빛을 선물해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와 베트남소리의방송(VOV) 등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 살던 응우옌 하이 안(7) 양이 지난 22일 뇌종양 투병 끝에 숨지면서 각막을 기증했다.
안 양은 베트남에서 역대 2번째로 어린 각막 기증자로 알려졌다. 이 소녀의 각막은 26일 시각장애인 2명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안 양은 작년 9월 뇌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급속히 악화했다. 안 양의 부모는 딸의 모든 장기를 기증하려고 했지만, 베트남 관련 법상 18세 이하는 각막 기증만 가능했다.
안 양의 어머니 응우옌 쩐 투이 즈엉은 병상에 누워있는 딸에게 "너의 빛을 다른 사람에게 주자"고 말했고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는 많은 사람을 본 안 양은 이를 받아들였다.
즈엉은 "딸과 죽음에 관해 얘기했다"며 "딸이 하늘에서 나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안 양을 담당했던 의사 팜 티 비엣 흐엉은 "작은 소녀가 뇌종양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겠지만, 치료에 필요한 의사들의 요구에 항상 잘 따랐다"며 "아주 훌륭한 아이"라고 전했다.
그는 "밝은 미소와 맑은 눈을 가진 이 소녀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우옌 티 낌 띠엔 보건부 장관은 안 양의 장례식 날에 "믿기 어려운 일을 했다"며 각막 기증을 높게 평가했다.
베트남에서는 1992년 이후 약 1천500건의 장기 이식이 이뤄졌다. 심장이나 신장, 간, 폐 질환을 앓는 1만6천여 명과 시각장애인 6천여 명이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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