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씨 "아들이 바른 마음으로 몸과 마음의 부상 없이 선수 생활하길"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낳은 여러 스타 중 '빙속 괴물' 김민석(19·성남시청)을 빼놓을 수 없다.
김민석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역대 아시아 빙속 선수 중 이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첫 선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팀 추월에서도 동료와 은메달을 합작하는 등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대한민국 선수단이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17개) 기록을 쓰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괴물과도 같은 스피드도 놀라웠지만, 메달을 따낸 뒤 그의 입에서 나온 소감은 더욱 놀라웠다.
김민석은 동메달 획득 후 "정말 믿기지 않는 결과다. 국민 응원에 힘입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700m 구간을 지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함성밖에 안 들렸다. 그걸로 버텼다"며 역주 원동력을 홈팬의 응원 덕으로 돌렸다.
진중한 그의 소감에 문재인 대통령도 감동했다.
문 대통령은 김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어린 나이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겸손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다짐이 놀랍다"며 장하고 대견하다고 극찬했다.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64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아들 김민석을 대신해 영예의 대상인 체육대상을 받은 아버지 김남수(55) 씨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김민석은 3월 2일부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 차 전날 출국했다.
아들의 동메달 획득 순간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지켜본 김남수 씨는 "아들이 원래 기대 이상으로 잘해왔는데 뒤 조의 경기를 보고 조마조마했다"면서 "메달 획득이 정해진 순간 기절할 뻔했다"고 당시를 더듬었다.
아버지 김 씨는 운전과 경기 동영상 지원을 맡고, 어머니 김연희(51) 씨는 요리와 영양 제공을 담당하는 '부코치'다.
자영업을 하는 부모는 아들과 거의 24시간 함께하며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의젓한 소감을 밝힌 아들을 아버지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아버지 김 씨는 "중학교 2학년 때 민석이가 주니어 국가대표로 뽑혀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면서 "아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성적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이기에 행동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하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부모의 가르침 덕분에 김민석은 반듯하게 자랐다. 김 씨는 "아들이 매우 착하고 여리다"면서 "묵직한 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메달 획득 소감을 너무나도 멋지게 할 줄은 아버지도 몰랐다고 했다.
김남수 씨는 "경기력도 그렇고 인터뷰할 때 아들이 너무나 침착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난 방송 카메라 울렁증도 있어서 오늘 아들 대신 소감을 발표할지도 몰라 휴대전화에 적어왔는데…"라고 해 부자(父子)의 서로 다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씨는 "어린 나이에 꾸준히 성장만 해왔기에 이제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아들이 늘 바른 마음을 지니고 멘탈(정신력)을 다잡아 몸과 마음의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꾸준히 이어가기를 바란다"며 아들의 앞길을 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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