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파괴' 알카에다 축출에 뭉친 시리아 동구타 반군

입력 2018-02-28 18:46  

'휴전 파괴' 알카에다 축출에 뭉친 시리아 동구타 반군
"주요 조직, 알카에다 안 떠나면 무력 사용도 고려"…반군 "시리아군, 알카에다 철수 방해"
러시아 외교 "3개 조직도 불법 무장조직…의도 지켜볼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수도 동쪽 주요 반군 조직이 휴전 이행을 위해 알카에다 연계 세력을 축출하는 데 힘을 합쳤다.
2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 3개 주요 반군 조직은 앞서 26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알카에다 연계 전투요원을 동구타에서 내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자이시 알이슬람', '파일라끄 알라흐만', '아흐라르 알샴'은 이 서한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원과 가족을 동구타에서 철수시키는 데 15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구타 반군 조직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 축출에 나선 것은 이들이 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의 명분이 되는 탓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4일 채택한 시리아 휴전 결의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그리고 이들에 연계된 개인, 조직, 활동, 주체 등이 휴전 예외 대상으로 열거됐다.
동구타의 반군 조직 중에는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뒀다. 이들은 휴전을 거부하며 시리아 친정부군과 계속 충돌하고 있다.
러시아 주도의 '다섯시간 휴전' 시행 둘째 날인 28일에도 반군이 러시아군이 설치한 '인도주의 피란 통로'를 겨냥해 포탄 공격을 퍼부어 민간인 탈출을 막았다고 러시아군이 발표했다.
휴전 시간이 끝난 후 27일 밤에는 시리아군의 공습이 재개됐다.
장기 포위와 무차별 폭격을 겪으며 휴전이 절실한 동구타의 주요 반군 조직은 휴전을 무시하며 시리아군의 공격에 명분을 주는 알카에다 연계 세력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40만명이 사는 동구타의 반군 전투요원은 2만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알카에다 연계 조직원은 수백명 규모로 추정된다.

동구타 주요 조직의 공언에도 실제로 알카에다 연계 조직을 축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카에다 우두머리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이달 20일 유포한 영상에서 시리아 내 추종 조직을 향해 단결과 항전을 독려했다.
3개 주요 조직의 한 고위 인사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원이 동구타에서 철수를 거부하거나 교전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알카에다 세력 축출에 무력 사용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28일 전했다.
양대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과 파일라끄 알라흐만은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견줘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나, 이들 역시 이슬람주의를 기초로 형성됐다.
이들은 시리아내전 중 알카에다 연계 조직과 경쟁을 벌이면서도 사안에 따라 협력하기도 했다.
아흐라르 알샴은 납치 등 인권위반 사건의 배후로 여러 번 의심을 받았다.

주요 반군 조직은 또 시리아군이 공격 명분으로 삼고자 알카에다 세력의 철수를 되레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반군 조직의 알카에다 축출 약속에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7일 반군 조직의 서한과 관련 "3개 불법 무장조직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실천한다는 답변이 그들의 실제 의도와 일치하는지 실상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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