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에 무기 밀반입" 서방 주장에 반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3년째 이어지는 예멘 내전과 관련, 서방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량파괴무기(WMD)를 팔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최대 항구도시 반다르압바스를 방문해 "유럽과 전 세계가 정말 예멘 국민을 걱정하고 평화를 원한다면 사우디에 파괴적인 폭탄을 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멘 국민을 진정 생각한다면 사우디에 금지된 네이팜탄을, 그리고 집속탄(클러스터 폭탄)을 제공하지 말라"고 연설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예멘 제재 결의안을 염두에 두고 이날 서방을 겨냥해 연설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초안을 작성한 이 결의안은 예멘 반군에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이란에 책임을 돌리는 내용이었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는 예멘 반군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이 이란산이라고 주장한다. 이란은 예멘 반군과 우호적이긴 하지만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어떤 무기도 공급한 적 없다고 수차례 부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예멘 내전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하는 서방의 공세를 그대로 반격한 셈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예멘 문제에 관해 이란을 규탄하려고 시도했으나 다시 한 번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하면서 "예멘 국민을 동정한다면 침략자(사우디, 미국)를 압박하고 식량과 의약품을 예멘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멘 내전을 단순화하면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친이란 반군 후티의 군사 충돌이다. 2015년 3월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사우디가 군사 개입하면서 본격화했다.
유엔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민간인 5천558명을 포함해 9천245명이 숨졌고 5만2천800명(민간인 9천65명 포함)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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