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출신의 트럼프 최측근…'러시아스캔들' 하원 청문회 다음날 발표
미 언론 "백악관이 '트럼프의 통역사' 잃었다"…트럼프 "앞으로 다시 일할 것"
(뉴욕·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꼽히는 호프 힉스(29) 백악관 공보국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힉스 국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에 행운을 빈다"고 밝혔다.
그의 정확한 사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힉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그의 가족과 가까운 '이너서클' 인사로 분류된다.
모델 출신인 그는 뉴욕의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트럼프그룹에 발탁됐다. 이어 2016년 트럼프 캠프에 일찌감치 합류, 언론담당 보좌관으로 일했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참모 중 한 명이자 가장 강력한 옹호자로도 꼽힌다.
정치 신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으며 백악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성과 스타일을 이해하고 생각을 바꾸기 위해 나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참모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 힉스의 사임으로 백악관이 '트럼프의 통역사'(Trump translator)를 잃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의 사임 소식은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관해 미 하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로 다음 날 나왔다.
청문회에서 그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면서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서는 "결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힉스 국장은 수개월 동안 사임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변 동료들에게 "공보국장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이뤘으며 떠나기에 '완벽한 순간'은 없다"는 얘기를 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2020년 대선을 포함, 미래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CNN 방송은 힉스 국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 그가 롭 포터 백악관 전 선임비서관과의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처음으로 사임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힉스 국장은 포터 전 비서관이 전 부인 2명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사임했을 당시 함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포터 전 비서관의 가정폭력 전력을 처음 보도한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그와 힉스가 연인 사이라고 전하고, 두 사람이 데이트하는 사진을 실었다.
힉스는 포터의 폭력 혐의 사건을 다루면서 그를 감싸는 데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힉스 국장이 코네티컷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후임으로는 머시디스 슐랩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선임 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힉스 국장의 후임으로 슐랩 선임 고문을 비롯해 외부인사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고, CNN은 슐랩 선임 고문이 이미 2달 전부터 힉스의 업무 일부를 맡아 일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힉스는 뛰어났고, 스마트하고 사려 깊었다. 지난 3년간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왔다"면서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지만 다른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내게 다가온다면 전적으로 이해한다. 우리는 앞으로 다시 함께 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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