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꼴찌' 프림퐁에 편지 한국 학생 "꿈꾸게 해줘 감사"

입력 2018-03-01 08:45   수정 2018-03-01 14:28

'아름다운 꼴찌' 프림퐁에 편지 한국 학생 "꿈꾸게 해줘 감사"
프림퐁, 역경 딛고 평창올림픽 출전…"당신 인생 스토리 감동적이에요"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윤성빈(24·강원도청)과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32)이었다.
실력 면에서 윤성빈과 프림퐁은 극과 극이었다.
윤성빈은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2위와 격차 큰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반면, 프림퐁은 30명의 출전 선수 중 '꼴찌'에 그쳤다.
대신 프림퐁한테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드라마 같은 인생 스토리가 있었다.
이런 프림퐁한테 한 한국인 학생이 편지를 썼다.
평창올림픽 폐막 후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간 프림퐁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시지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편지는 "내 이름은 **(모자이크 처리)이고 한국인이에요. 당신이 고구마 피자를 먹는 쇼를 봤어요. 한국에 있는 동안 먹은 다른 음식도 맛있었기 바랍니다"로 시작한다.
이 한국인은 "당신의 '토끼 이론'을 듣고 이 메시지를 보내요"라며 "10년 넘게 고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당신의 인생 스토리는 나한테 감동을 줬어요"라고 적었다.



프림퐁은 가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네덜란드로 불법 이주하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육상 선수를 하다가 봅슬레이로 전향했지만 4년 전 소치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자 진공청소기 업체 외판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아프리카의 모국을 대표해 스켈레톤 선수로 평창까지 왔다.
프림퐁은 사자의 입안에 토끼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의 헬멧을 착용했다.
그는 대회 기간 "사자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것이고 토끼는 바로 나 자신"이라며 "이제 나는 드디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사자 입에서 뛰쳐나온 토끼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학생은 편지에서 "난 내가 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에 가야 하는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어요"라며 "당신이 많은 것을 포기해가며 마침내 꿈을 이룬 이야기에 크게 감동했어요"고 써내려갔다.
그러면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가고 싶은 대학에 진학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그때 느낄 행복감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 같아요"라며 "앞날을 고민하던 나 같은 사람한테 동기를 부여해줘서 고맙습니다"고 덧붙였다.
프림퐁은 인스타그램에 "내가 올림픽에서 착용한 '토끼 이론' 헬멧이 많은 사람에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준 것 같다"며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나 역시 고맙다"고 적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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