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남중국해 공동탐사는 공동소유와 유사" 자원공유 의사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연방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장기집권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조기퇴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일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한 행사에서 연방제 도입과 관련, 2022년 끝나는 6년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20년까지 물러날 것이다. 2022년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며 "나는 늙었고 더는 야망도 없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필리핀 의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대통령 6년 단임제를 내각제로 전환하고 연방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상·하원 모두 친 두테르테 진영이 장악하고 있어 개헌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반발 여론이 변수다.
그동안 두테르테 대통령은 "2022년 이후까지 집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왔지만, 야권에서는 연방제 도입이 집권 연장 수단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개헌 작업이 끝나 연방제 시행이 준비되면 곧바로 퇴진한다는 카드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필리핀에서는 2000년대 중반 글로리아 아로요 당시 대통령이 내각제 전환과 연방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장기집권을 노린다는 반발이 일면서 무산된 적이 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공동탐사는 남중국해 공동소유와 유사한 것이라며 영유권을 둘러싼 군사적 대립을 피하고 대신 천연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앞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16일 "우리가 필요해서 중국과 남중국해 자원 공동탐사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고 연간 해상물동량이 5조 달러(5천412조 원) 규모에 이르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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