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의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백만장자 금융업자 조 로우(36)의 호화 요트가 인도네시아 롬복에서 관련 당국에 압류됐다.
1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27일 유명 휴양지인 롬복 섬 인근 해상에서 조 로우 소유의 요트 '에쿼니머티' 호를 압류하고 선원 34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인 조 로우는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미국 법무부는 1MDB에서 최소 45억 달러(약 4조9천억원)가 횡령됐으며, 이 과정에서 조 로우가 4억 달러(4천330억원) 이상을 자기 몫으로 챙겼다고 보고 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거나 미국내 부동산, 미술품 등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빼돌린 돈을 세탁했다. 조 로우는 이 기간 호주 출신의 톱 모델 미란다 커와 사귀면서 810만 달러(약 87억원) 상당의 보석류를 선물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2016년부터 1MDB 횡령 자금으로 조성된 17억 달러(약 1조8천억원) 규모의 미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진행해 왔다.
에쿼니머티 호 역시 압류 대상으로 지목된 자산 중 하나다.
선체 길이가 91.5m에 이르는 대형 요트인 에쿼니머티 호의 가치는 2억5천만달러(약 2천7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아궁 세트야 인도네시아 경찰청 경제범죄 국장은 "이 요트는 범죄의 결과물로 확인됐다"면서 "인도네시아법상 범죄수익으로 조성된 자산을 은닉한 자는 자금세탁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로우는 에쿼니머티 호의 압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의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 "(횡령) 의혹이 제기된 데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음에도 미국 법무부는 근거 없는 주장에 바탕해 도가 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집 총리는 조 로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말레이 검찰은 나집 총리의 계좌에서 발견된 수천억원대의 뭉칫돈이 사우디 왕가의 기부금이라며 관련 수사를 종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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