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오름 불놓기 '불의 향연', 패럴림픽 성화채화 행사도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광활한 오름에 불을 놓아 소원을 비는 2018 제주들불축제의 불씨가 1일 탐라국 개국신화가 어린 삼성혈에서 채화됐다.
'소원의 불씨, 마중하는 날'을 주제로 한 이날 행사는 축제의 서막을 여는 전야제 행사로 마련됐다.
탐라 개국신화의 무대인 제주시 삼성혈에서 제례를 올린 후 축제의 불씨를 채화했다.
이후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문예회관을 거쳐 제주시청 광장까지 이어진 '들불 불씨 봉송 퍼레이드'가 열렸다.
광장에 도착한 불씨는 불을 관장하는 '영감신'(令監神)을 소재로 한 영감놀이 마당극과 기념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성화대에 안치됐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는 들불불씨 안치 기념공연도 열렸다.
시청광장에서는 들불광장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인 소원길· 소원지 달기 등이 펼쳐졌다.
축제 둘째 날인 2일에는 성산일출봉, 서귀포매일올레시장, 금능해수욕장 등 제주 전역을 돌아 행사장인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까지 불씨가 전달된다.
불씨가 봉송되는 동안 새별오름 현장에서는 들불축제의 역사와 뿌리를 알리는 유래비 건립 제막식과 말의 고장 제주의 특성을 살린 '마조제'가 진행된다.
마조제는 고려 시대부터 말의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말의 조상인 천사성(天駟星)에 지냈던 의례다.
저녁에는 들불축제 개막식과 축하행사와 함께 제주를 한 바퀴 돌아 축제장에 도착한 들불 불씨를 전 세계 장애인 동계스포츠 선수들의 열정의 장이 펼쳐질 2018 평창패럴림픽대회(장애인올림픽)로 보내는 '평창 패럴림픽 성화 채화' 행사도 열린다.
축제의 백미는 셋째날(3일)인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는 날'이다.
몽골 출신 공연단이 달리는 말 위에서 곡예와 무예, 마술을 선보이는 마상마예 공연, 듬돌들기·집줄놓기·넉둥베기 등 각종 체험행사, 세계문화 교류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해가 지면 화산섬 제주의 탄생과 탐라국 탄생설화, 제주의 사계절, 4·3을 비롯한 제주 사람들의 고난·시련 등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 주제공연 '화희대동'이 축제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어 오름 전체를 대형스크린 삼아 조명을 비추는 '미디어 파사드 쇼'와 대형달집 점화, 오름 불놓기, 불꽃놀이로 이어지는 주행사를 통해 올 한해의 무사안녕과 만사형통을 기원한다.
마지막 날(4일)은 '들불의 행복 함께하는 날'로 새봄 맞이 묘목 나눠주기, 제주 청정농수축산물 그랜드세일, 읍면동 음악잔치 등으로 들불의 희망과 행복을 나누고 함께한다.
제주시는 올해 들불축제를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어린이와 장애인·어르신·외국인 등 모두가 축제를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쉼터·미아보호소·현장진료소·모유수유실을 만들고, 장애인 화장실과 외국어가 함께 표기된 안내판을 확대 설치했다.
도심지와 행사장 간 셔틀버스 운행 대수를 전년보다 30대 늘린 130대를 운영한다. 행사장과 도심지로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교통 혼잡이 빚어지지 않도록 지선을 이용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달라진 대중교통 노선과 연계했다.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2015∼2018년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16∼2018년 3년 연속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 2016·2017 제주도 최우수축제, 2015 대한민국 올해의 히트상품 대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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