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만세행진 동참한 文대통령…태극기 흔들며 '만세 삼창'

입력 2018-03-01 12:10   수정 2018-03-01 13:39

3·1절 만세행진 동참한 文대통령…태극기 흔들며 '만세 삼창'

3·1절 기념식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서 거행…실외서 국민 참여 유도
문 대통령 내외, 역사관 정문서 독립문까지 약 400m 태극기 들고 행진
기념사서 강우규·박재혁·윤희순·남자현 등 남녀 독립운동가 이름 불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99년 전 전국을 뒤덮은 태극기의 행진이 재연됐다. 그 선두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섰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경축식에 참석한 후 만세 운동 재연 행진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검은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흰색 두루마기 차림을 한 채 오른손에 태극기를 들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정문에서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을 일반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이 든 대형 태극기 앞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으며, 그 뒤로 유관순 열사·백범 김구·도산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의 초상과 '자주독립' '자유평화' 대한민국' '나라사랑' 평화정의' '독립만세' 등의 문구가 적힌 만장이 뒤따랐다.
독립문 앞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와 시민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김숙자 3·1 여성동지회장의 선창에 맞춰 "만세"를 삼창했다.
만세 행진에 앞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은 지금까지와 달리 실내가 아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라는 실외에서 거행됐다.

서대문형무소 자체가 가진 항일의 의미에 더해 3·1절을 정형화된 정부 행사가 아닌 시민이 참여해 3·1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공감할 수 있는 생동감 있는 행사로 치르기 위해 이곳을 행사장으로 선택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결과이기도 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박제화한 행사는 하지 마라, 생동감 있고, 현장에 들어가며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념식은 별도의 사회자 없이 배우 신현준 씨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박유철 광복회장, 독립운동가 후손 김세린·강충만 학생, 성우 강규리 씨, 독립운동가 후손 오기연 학생, 배우 안재욱 씨가 기미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신현준 씨가 김소월 시인의 시 '초혼'을 낭독한 후, 국악인 왕기천 씨가 해금연주에 맞춰 북쪽을 향해 '순국선열 복'이라고 세 번 부르고 천을 하늘로 던지는 고복(皐復)의식을 행했다.
이후 국방부 의장대가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6종류의 태극기를 들고 무대 위에 도열했으며, 문 대통령은 태극기 앞에서 독립운동가 후손 5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전달했다.

이날 문 대통령으로부터 훈·포장과 표창을 추서받은 독립운동가는 고 조양원 선생(건국훈장 애국장), 고 이용국 선생(건국훈장 애족장), 고 지광호 선생(건국훈장 애족장), 고 이긍하 선생(건국포장), 고 김윤국 선생(대통령 표창) 등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강우규·박재혁·최수봉·김익상·김상옥·나석주·이봉창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불렸다.
또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의열단 활동을 한 박차정 열사, 독립자금을 마련한 정정화 의사 등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기념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오른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3·1절 노래를 합창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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