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필수물품 가격 공개, 위험한 발상"

입력 2018-03-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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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필수물품 가격 공개, 위험한 발상"
세계프랜차이즈협회 사무총장 "본사·가맹점 '윈윈' 시스템도 중요"
공정위 "일부 가맹본부의 과도한 가맹금 폐단 막아야"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필수물품 공급가격 공개'는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템 자키 세계프랜차이즈협회(WFC) 사무총장은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키 총장은 필수물품 가격 공개에 대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어떤 물건을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파는지는 브랜드 콘셉트와 영업비밀에 관련된 사항"이라며 "이를 대중에 공개해 경쟁사가 알게 된다면 자율 시장 경쟁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필수품목 공급가의 중위가격을 공개하고 가맹점 사업자별 평균 가맹금 지급 규모, 매출액 대비 필수품목 구매비율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정위는 일부 가맹본부들이 필수품목 범위를 자의적으로 폭넓게 정해 가맹금을 과도하게 챙기는 폐단을 막고 거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필수품목이 업체의 개발역량과 영업 노하우가 집적된 결과물이란 이유에서 가격 공개에 강하게 반발하며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자키 총장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계약 체결 전에 비공개를 조건으로 예비사업자에게 재무제표 등을 공개하지만, 물품 가격이나 중요한 레시피 같은 핵심 정보는 계약 전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중국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프랜차이즈 본사에 중요 정보를 담은 매뉴얼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자키 총장은 "고유의 경영 전략과 기밀을 담은 자료가 일반에 공개되면 누구도 해당 시장에 진입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업체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이들 정부는 더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법을 개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프랜차이즈 산업과 관련해 인위적으로 규제나 법안을 만들어 시행한다면 의도가 좋아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 있다"며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키 총장은 본사가 가맹점과 자발적으로 상생하려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점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로열티를 일시적으로 받지 않는 등 본사와 가맹점이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키 총장은 간담회에 앞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260만개 가량이 있고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2천900만개에 이르며 국내총생산(GDP)에는 평균적으로 2.7%가량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본부를 둔 세계프랜차이즈협회는 44개국 프랜차이즈협회가 모인 국제 연맹으로, 1994년 설립됐다. 사무총장은 2년에 한 번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협회 최고위 직책이다.
gatsb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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