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의견 표출할 공간 마련해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여성부통령 마수메 엡테카르는 공권력을 동원해 여성계의 히잡 운동을 단속하는 사법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엡테카르 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체로 거리를 걸을 수 있는 사회적 규범이 있는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면서 "모든 사회는 복식에 대해 자체적인 사회적 규범이 있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에서 여성은 히잡을 써야 하고 남성은 반바지를 입고 외출할 수 없는 복식 규범 역시 사회적 규범으로 특정 규제기관이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입장은 이런 사회적 규범에 공권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현 정부의 기본 원칙과 철학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히잡 착용을 옹호한다면서도 이를 반대한다고 해서 처벌해선 안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히잡 강요에 불만이 큰 젊은 여성층은 로하니 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이다.
엡테카르 부통령은 가족·여성·환경 문제를 담당한다.
그는 이어 "1370년대 세대(1992년 이후 탄생한 세대)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과거 갸슈테에가르드(강경 보수 전 정부에서 히잡 미착용을 단속하던 일종의 풍속경찰)에 그랬던 것처럼 현재 경찰이 그런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란에서는 일부 여성운동가를 중심으로 히잡 강제 착용을 반대하면서 시내 한복판에서 히잡을 막대기에 걸고 흔드는 1인 시위가 열렸다.
이란 사법부에 소속된 검찰은 이들 여성을 체포해 기소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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