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최종 결정까지 미국측과 계속 접촉"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아직 미국 정부의 방침이 공식적으로 나온 게 아닌 만큼 최종 발표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관련 산업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백운규 장관 주재로 통상차관보, 산업혁신성장실장, 소재부품산업정책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 철강수출 등에 대한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미국 정부가 최종 결정을 할 때까지 아웃 리치(대외 접촉)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방미 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의회 주요 인사 등과 접촉해 232조 조치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채택되도록 미국 측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는 한국 등 일부 국가에만 고율의 선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일률적으로 25%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우리 철강산업에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최종 발표가 나오면 업계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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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 국가의 철강수출에만 선별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WTO 제소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미국이 받아들지 않으면 사실상 강제 수단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아웃리치도 실제 미국 당국의 여론을 바꾸는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통산 전략의 틀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넓혀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글로벌 무역 동향을 살펴보면 통상 당국이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안보와 통상을 한 번에 패키지로 묶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아웃리치를 통해 미국 내 여론을 조성하면서 동병상련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와도 공동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한다"며 "통상당국을 넘어 청와대 결정권자가 통상 관련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본부장도 "아웃리치와 함께 WTO 체제 활용, 국내외 관련 업계와 공조 등 적극적으로 통상 전략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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