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반대 고공농성 강경모드…회사 운명은

입력 2018-03-02 11:07   수정 2018-03-02 13:54

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반대 고공농성 강경모드…회사 운명은

채권단 노조 요구 수용 불투명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금호타이어 노조 간부 2명이 2일 오전 해외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광주공장 인근 한 송신탑에서 돌입한 고공농성이 금호타이어 향배에 새로운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채권단이 당분간 법정관리와 같은 강경 수단을 쓰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노조의 고공농성이 채권단의 선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노조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이날 오전 5시부터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근처에 있는 20m 높이 송신탑 정상부에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 해외매각 추진 즉각 중단 ▲ 노동자 체불임금 즉각 지급 ▲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미래비전 제시를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철회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송신탑에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채권단의 해외매각 계획 철회 때까지 무기한 고공농성을 예고하면서 '초 강경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금호타이어 채무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3월말로 미루기로 했었다.
채권단은 지난 1월 26일 자율협약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결의하면서 한달 내에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할 것을 금호타이어 측에 요구했다.
채권단이 제시한 '2월 26일 데드라인'까지 노사가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하지 못했지만, 채무상환 유예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법정관리와 같은 극단적인 수단은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단의 이러한 결정은 노사가 자구안 이행약정서를 체결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준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채권단은 노조를 설득하고 외부자본 유치도 진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회사 안팎에서는 당장 노사합의가 안 이뤄지더라도 노사와 채권단의 노력에 따라 극적 타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날 전격적으로 '해외매각 반대' 이슈를 내걸고 고공농성에 돌입함에 따라 노조-채권단간 이견이 좁혀질지는 극히 불투명해졌다.
그간 노조가 "해외매각 때 채권단은 '협의'가 아니라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채권단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노조의 고공농성이 채권단과 협상수단으로도 읽혀지지만, 외부에 노조의 강성이미지로 읽혀질 수도 있다.
법정관리를 목전에 둘 만큼 회사 상황이 안좋은데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를 명분으로 구조조정 등 제살 깎기에는 반대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이 오늘 오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만큼 그 결과를 기다려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hch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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