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영권 위기 안방보험 동업한 혁명원로 2세 돌연 사망

입력 2018-03-02 12:25  

중국 경영권 위기 안방보험 동업한 혁명원로 2세 돌연 사망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정부가 경영권을 접수한 안방(安邦)보험의 창업 동업자로 지목돼온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인사가 돌연 사망했다.
2일 중국 법제만보 등에 따르면 신중국 혁명공신 천이(陳毅)의 아들인 천샤오루(陳小魯)가 지난달 28일 밤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향년 72세.
최근 논란이 되는 안방보험의 실소유주이거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동업자라는 소문이 나왔던 인물이다.
신중국 건립의 10대 공로자 중 한 명으로 상하이시장과 외교부장을 지낸 천이의 아들로 천샤오루는 1970∼1980년대 군 복무 등을 마치고 1992년 재계로 옮겨가 여러 기업의 경영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근래 해외 호텔 부동산과 금융업체를 마구 사들이다 최근 중국 정부에 경영권이 넘어간 중국 3대 보험사 안방보험과 연관성이 큰 인물이다.
중국의 개혁성향 주간지 남방주말은 지난 2015년 1월 천샤오루가 자신의 3개 회사를 통해 안방의 지분 51.4%를 보유하고 있는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천샤오루는 자신은 안방 경영에 참여한 적도 없고 우 회장과도 훙얼다이(紅二代)간의 단순한 협조 관계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외손녀 사위로 알려져 있다.
결국 남방주말은 사과문을 내고 관련 보도가 사실에 맞지 않았다고 정정 보도를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후 안방보험의 경영자료에 천샤오루는 이사 9명 중 한 명으로 등재된 사실이 나타났다.
우 회장이 경제범죄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되고 안방의 모든 경영권이 정부 당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기에 천샤오루의 사망은 매우 공교롭다. 그의 사망이 향후 우 회장의 범죄 혐의 입증이나 안방 경영권 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천샤오루는 지난 2013년엔 문화대혁명 시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사과문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블로그에 문혁 초기 베이징 제8중학의 홍위병 대표로 활동하며 교사들을 박해한데 직접적 책임이 있다며 자신의 과거를 절절하게 반성한 사과문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또 톈안먼(天安門) 시위 강제진압에 반대하다 실각한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 시절인 1986년 정치체제개혁연구소조에 참여해 자오쯔양의 정치개혁 책사 역할을 맡기도 했었다. 톈안먼사태가 끝난 뒤 자오쯔양 과오에 대한 폭로를 거부하고 민간 재계로 '낙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에 이어 또다른 재벌기업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망은 신흥 에너지 대기업 화신(華信)에너지공사의 예젠밍(葉簡明·41) 회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신은 2002년 설립돼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민영기업으로 국유기업 개혁, 수요촉진, 혼합소유제 추진 등 정책 수혜를 입고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소된 패트릭 호(何志平·68)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돈세탁 혐의에 직접 연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 전 국장은 당시 아프리카 석유 채굴권 확보에 나선 화신에너지를 대리해 차드 대통령, 우간다 외무장관 등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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