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부족 심각…日기업들, 채용설명회서 '퇴근후 생활' 강조

입력 2018-03-0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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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부족 심각…日기업들, 채용설명회서 '퇴근후 생활' 강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손부족이 심각한 일본에서 기업들이 채용설명회를 통해 사원들의 '퇴근 후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노무라(野村)증권은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캐리어가 전날 지바(千葉) 마쿠하리멧세에서 연 채용설명회에 참가해 자사가 일과 사생활의 양립이 가능한 회사라는 점을 소개한 책자를 배포했다.
노무라증권은 이 자리에서 대부분 사원이 저녁 6시 이전에 퇴근하고 육아휴직을 하는 사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자사의 장점에 대한 여성 사원들의 목소리를 모은 자료를 나눠줬다.



이 회사의 채용 담당자는 자사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블랙기업(사원들에게 과한 초과근무를 시키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노무라증권에) 있습니까"라는 말을 건네며 노무라증권이 '화이트 기업(근무 여건이 좋은 기업)'임을 알리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니혼(日本)생명보험 역시 자사가 일과 사생활의 양립이 가능하며 남성의 육아 휴가 취득률이 4년 연속 100%를 달성했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이 회사는 결혼기념일 등 기념일에 휴가를 주는 '기념일 휴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화의 심화와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극심한 일손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1월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5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작년 12월 1일을 기준으로 올봄 대졸 예정자와 고졸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취업 희망자 중 취직이 결정된 비율)은 각각 86%와 88.1%에 달했다.
이처럼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신입사원 확보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학 졸업 예정자에 대한 공식적인 채용 활동을 졸업 전해의 3월 이후로 제한하고 있다.



제한이 풀리는 첫날인 1일에는 전국에서 기업들의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는 무려 670개나 되는 회사가 부스를 만들어 신입사원 유치에 열을 올렸다.
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을 중시하는 경향은 채용설명회의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었다.
메이지(明治)대 3학년인 한 여학생은 "육아와 일의 양립이 가능한 기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채용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을 채용 과정에서 활용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리크루트 캐리어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7.5%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삿포로맥주, 손해보험회사 재팬일본고아(興亞) 등 기업들의 0.4%가 이미 사원을 뽑는데 AI의 '손'을 빌리고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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