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봄의 전령사'인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이 최강한파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20일 이상 늦은 것으로 파악됐다.
4일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남원 육모정) 일대에 사는 북방산개구리는 지난 1일 산란이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산란 일인 2월 6일보다 무려 23일이나 늦은 것이다.
북방산개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종이며, 공단이 정한 50종의 '계절 알리미 생물종'의 하나다. 보통 2∼4월 산란하는 만큼 '봄의 전령'으로 통한다.
공단 연구진은 계절과 기후 변화 추이를 연구하고자 2010년부터 구룡계곡 일대에서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가장 이른 산란 일은 2014년 2월 1일이었고, 가장 늦은 것은 2015년 3월 4일이다.
연구진은 북방산개구리 산란이 늦어진 이유로 올겨울 한파를 꼽았다. 얼음이 녹아야 알을 낳을 수 있는데, 이번 겨울이 너무 추웠던 탓에 산란이 늦어진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철(2017년 12월∼2018년 2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0.8도로, 평년(0.1∼1.1도)보다 낮았다.
작년 12월 상층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계속해서 유입됐고, 올해 1월 후반∼2월 전반에는 상층 찬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탓에 강추위가 이어졌다.
송재영 공단 국립공원연구원 부장은 "기후 변화로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일이 일정하지 않으면, 곤충 등 먹이가 되는 다른 종의 출현 시기와 맞지 않아 향후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리산에 이어 월악산에서는 3월 중순, 소백산·치악산에서는 3월 중순∼하순, 설악산에서는 4월 초순께 북방산개구리가 산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공단은 올해부터 북방산개구리 산란 관찰 지점을 지리산 등 기존 4곳에서 총 11곳으로 확대했다. 특히 수원 광교산 1곳과 제주시 1곳은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관찰 지점으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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