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첫 해외순방…이집트·英·美 잇따라 방문

입력 2018-03-02 17:30  

사우디 왕세자 첫 해외순방…이집트·英·美 잇따라 방문
국제무대서 존재감 과시하고 동맹관계 다지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번 달 우방국인 이집트와 영국, 미국을 잇따라 찾아 외교 보폭을 넓힌다.
2일(현지시간) 이집트 매체 알아흐람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오는 4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1박 2일 일정으로 이집트에 머물면서 압둘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엘시시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양국 관계 발전, 최근 아랍지역 개발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동에서 전통적인 동맹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와 이집트는 카타르 단교사태, 예멘 내전 등의 국제 현안에서 협력해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집트 방문 직후인 오는 7일에는 영국 런던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영국총리실은 메이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자의 회담에서 테러리즘, 예멘의 인도적 위기와 시리아 등의 다른 지역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는 오는 19∼22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미 일정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워싱턴에서 백악관을 방문하고 뉴욕, 보스턴 등의 도시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미국에서 투자유치 활동도 할 계획이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미국의 중동외교에서 핵심적인 국가다.
작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국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작년 6월 사촌형(모하마드 빈나예프)을 제치고 왕세자에 책봉된 뒤 공식적으로 해외순방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AFP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프랑스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맹국 순방은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끈끈한 외교관계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왕위를 이어받을 무함마드 왕세자는 그동안 과감한 정치·사회적 개혁 조치로 관심을 모았다.
작년 11월 반부패위원회를 조직해 사우디 왕자들과 전·현직 장관과 연루자 등 381명을 구금 또는 소환해 부패 혐의를 조사했다.
이는 횡령, 돈세탁, 뇌물 등 경제 범죄에 대한 수사뿐 아니라 정적을 숙청하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다른 한편으로 무함마드 왕세자는 온건한 이슬람국가를 추구하며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주도로 올해 1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처음 허용했고 오는 6월에는 여성의 자동차, 오토바이 운전을 허용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 문화공보부는 1일부터 상업영화관을 운영할 수 있는 영업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상업영화관 허용은 약 35년 만이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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