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행사업체의 배달사고로 '불명예'…명예회복 기회 준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그들이 올해 또다시 봉투를 들고 무대로 나선다.'
지난해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희대의 작품상 정정 발표' 소동에 휘말렸던 원로배우 워런 비티(80), 페이 더너웨이(77)가 4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작품상(베스트픽처) 발표와 시상을 맡게 됐다고 할리우드 연예 매체 TMZ·버라이어티가 2일 전했다.
오스카 시상자 선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비티-더너웨이 듀오가 이번에도 마지막 시상자(작품상)로 나온다"고 말했다.
비티와 더너웨이는 시상식에 앞서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보니 앤드 클라이드)'에 출연한 비티와 더너웨이는 '보니 앤드 클라이드' 개봉 50주년을 맞아 지난해 작품상 시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자로 나온 더너웨이는 봉투를 열고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이 '라라랜드'라고 호명했다.
'라라랜드' 제작진이 일제히 무대로 올라왔고 제작자 조던 호로위츠가 수상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2분 25초 후 수상작은 '라라랜드'에서 '문라이트'로 정정됐다.
비티와 사회자 지미 키멀이 다시 나서 수상작이 '문라이트'라고 재확인했다.
외신은 긴급기사로 '라라랜드'의 작품상 수상 소식을 타전했다가 알림 기사로 수상작을 정정해야 했다.
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조사 결과 행사 진행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발표자에게 봉투를 잘못 전달해 생긴 '배달 사고'로 밝혀졌다.
PwC 측은 이후 '라라랜드', '문라이트' 제작진과 발표자인 비티, 더너웨이에게 모두 사과했다. 실무를 맡은 담당자는 해당 업무에서 배제됐다.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은 주최 측이 원로배우인 비티, 더너웨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줌으로써 명예를 회복시켜 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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