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임에도…영유아 1명 교육·보육에 월 20만원 쓴다

입력 2018-03-05 06:11  

무상보육임에도…영유아 1명 교육·보육에 월 20만원 쓴다
작년 교육·보육비용 8조4천억중 44% 사교육비 추정…"가계부담 커"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0∼5세 무상보육 실시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는 아이 1명당 한달에 20만원 가량을 교육·보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정에서 영유아를 위해 지출한 총 교육·보육비용은 8조4천억원이고, 이중 사교육비가 4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교육·보육비용의 변화 추이와 지출 실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영유아를 기르는 1천119가구를 조사한 결과 1인당 월평균 총 교육·보육비용은 19만8천원이었다.
지출이 전혀 없는 가구는 전체의 11.8%였다. 비용을 지출하는 가구만을 기준으로 하면 영유아 1인당 비용은 25만5천원이다.
총 교육·보육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는 보육료를 제외한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학원, 놀이학원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과 학습지 등 사교육 비용, 가정 내 양육을 위해 지출되는 개별돌봄서비스 비용 등을 포함한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조사 대상의 43%로 비용은 월평균 6만9천원이었다. 비용은 유아반 차액보육료와 특별활동비가 대부분이었다.
정부는 0∼5세 아동에게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어린이집을 다니는 3∼5세 아동 부모는 '차액보육료'를 별도로 지불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비용은 4만6천원인데 반해 민간어린이집 비용은 9만3천원으로 2배 많았다.
유치원 이용 아동은 전체의 35.2%였고, 이용료는 월평균 19만8천원으로 어린이집보다 12만9천원 많았다. 비용 중에서는 수업료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교사 인건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지원받는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사립 유치원은 정규 교육과정에 대해 학부모로부터 수업료를 받고 있다.
사립 유치원의 정규 수업료 평균은 21만원이었고, 현장학습비, 행사비, 차량운행비,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등 기타비용과 특성화활동비, 방과후과정 등을 합친 평균 비용은 27만3천원으로 국공립 유치원 5만2천원과 크게 차이가 났다.
영어학원이나 놀이학원, 미술학원, 체육학원 등 반일제 이상 학원에 다니는 아동은 전체의 3.7%로 월평균 73만5천원을 썼다.
학습지, 시간제 학원, 개인 및 그룹지도 등 시간제 사교육 이용 비율은 37.2%였고, 평균 1.9개의 사교육을 이용했다. 이들의 평균 이용비용은 11만4천원이었다.
개별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1일 평균 5.6시간, 주당 평균 4.8일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월평균 비용은 53만7천원이었다.
영유아 교육·보육비용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2%, 가구 지출
대비 비중은 8.5%였다. 지출 비중은 맞벌이 가구가 비맞벌이 가구에 비해 높고 자녀수가 많을수록,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연구팀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치를 산출한 결과, 총 교육·보육비용은 8조4천173억원이었다. 이중 사교육비는 3조7천397억원으로 총 교육·보육비용의 44.4%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현행 영유아 지원 정책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에 집중되어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가정 내 양육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원하거나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가구는 별도의 비용을 들여야 해 가계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계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비용 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다양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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