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난민에 대한 신중한 대책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AFP 통신과 회견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를 고립시키지 말라"며 유연한 자세를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스스로 고립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경제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은 고인이 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독립영웅인 시몬 볼리바르보다 산업화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브라질로 밀려드는 문제에 대해 "그들은 베네수엘라를 사랑하며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 조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브라질 정부에 신중한 난민 정책을 주문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 자료를 기준으로 2016∼2017년 2년간 베네수엘라 난민 신청자는 2만1천221명에 달한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한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 보아 비스타 시에는 베네수엘라인 4만여 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전체 인구 33만 명의 10%를 넘는 규모다.
브라질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1차로 530명을 상파울루 주와 아마조나스 주로 분산 수용할 예정이다. 이후 일자리와 정착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다른 지역으로도 이주가 시작된다.
그러나 상당수 난민은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진정되는 대로 귀국하겠다며 분산 이주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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