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비교섭단체 대표 참석에 강력 비판
불참 입장까지는 안 밝혀…7일 임박해서 참석 여부 결정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은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여야 대표 회동을 놓고 청와대와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청와대가 '원내 교섭단체만 참석'이라는 홍준표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비교섭단체 대표와 함께 회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국당이 "군소정당을 통해 제1야당의 목소리를 무시하려는 수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아직 청와대로부터 공식적인 입장 전달이 없었다면서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홍지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며 제1야당에 대한 비난을 유도하고 있다"며 "절반이 안 되는 득표율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당과 군소정당 대표를 동일선에서 취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5당 대표의 의견을 꼭 한자리에서 듣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116석 한국당의 목소리와 교섭단체도 못 되는 민주평화당·정의당의 목소리는 그 무게가 확실히 다르다. 대통령이 이 정도의 경중을 분간하지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대표의 정치적 비중이 같다고 여기나"라며 "청와대의 제1야당 우습게 보기는 고질병이다. 제1야당의 목소리를 군소정당의 그것과 같이 보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청와대의 꼼수는 대표회담 자리에서 미니 정당이 바람을 잡게 해 한국당이 대변하는 보수의 목소리를 희석하려는 것"이라며 "바람잡이 군소정당을 통해 제1야당의 목소리를 싹 무시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당은 이날 홍 대표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청와대가 홍 대표의 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한국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관계자 발(發)로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공식적으로 당에 전달된 입장은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 전달이 없는데 당에서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국회는 기본적으로 교섭단체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청와대는 한국당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청와대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적으로는 이번에는 여야 대표 회동에 참석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특사가 귀환하고 바로 다음 날인 7일 회동이 열리는 만큼 여야 대표 회동에 참석해 특사단 방문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국당의 입장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홍 대표 입장에서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비교섭단체 대표와 함께 회동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만약 청와대가 끝내 홍 대표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회동 불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회동 일정이 사흘이나 남아 있는 만큼 굳이 현시점에서 참석 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대북 특사단 방문 결과 등 국내외 상황을 보고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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