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8번 홀에서 더블보기, 올해도 보기로 준우승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신지은(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 챔피언십 18번 홀에 또 발목이 잡혔다.
신지은은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6천71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기록,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준우승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LPGA 투어 대회 준우승이라는 성적은 그 자체로 훌륭한 것이지만 6년 전인 2012년 같은 대회에서도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신지은으로서는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가 됐다.
이날 신지은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6번부터 14번 홀까지 9개 홀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순식간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6타나 뒤처져 있었지만 이 버디 7개로 우승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6번 홀(파5)에서는 약 7m 긴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까지 도약했다.
17번 홀(파3)에서는 티샷이 홀로부터 약 2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는 위기였으나 이 장거리 퍼트를 홀 약 1m 옆으로 보내며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대회장 분위기는 신지은의 우승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했고, 세 번째 샷도 짧아 4m가 넘는 파 퍼트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결국 여기서 1타를 잃은 신지은은 1타 차 단독 선두를 지키지 못한 채 공동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쳤다.
뒤 조에서 경기한 미셸 위(미국)가 18번 홀 그린 밖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빨려 들어가며 오히려 신지은을 추월, 신지은의 우승 꿈이 날아갔다.
신지은은 2012년 이 대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신지은은 역시 17번 홀까지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다.
그런데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면서 1시간 이상 경기가 중단되면서 이것이 변수가 됐다.
경기가 재개된 이후 신지은의 18번 홀 티샷은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 2타를 잃은 신지은은 최나연, 펑산산(중국),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와 함께 연장전을 치러야 했고 끝내 우승컵은 스탠퍼드에게 돌아갔다.
2012년 대회 장소는 타나메라CC, 올해는 센토사GC로 달랐다.
2011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신지은은 2016년 5월 텍사스 슛아웃에서 유일한 우승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6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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