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도 돌발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발 철강 관세에 맞서 각국이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 세계 무역이 위축되고 경기 회복세가 주춤할 것이란 진단에서다.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터트린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안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이날 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안이 경제에 유리할 것이란 생각에 일침을 놨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자들이 중국을 포함한 강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려는 이유를 이해한다면서도 "만약 철강 관세를 올린다면 미국 내 철강 소비자 모두에게 끼치는 경제적 효과를 철강 일자리로 상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답은 '아니다'라는 게 확실해진다"면서 "미국에 경제적 비용이 생길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연준 수장으로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도 같은 날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행정부 정책을 직접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관세가 최상의 접근은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부 분야에서는 외국산 수입에 따른 불리한 영향을 받겠지만 최상의 대책은 이들 분야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트럼프발 관세가 경제 성장이나 물가 상승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겠지만 만약 무역 관계의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경기 회복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일단은 관세 여파로 물가상승률에는 미미한 가속이 붙고, 연준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는 "지금은 연준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 폭탄으로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안갯속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회계 법인 RSM의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통상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 때문에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려는 연준을 '시계(視界) 제로'에 빠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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