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170㎞ 거리 단층서 최대 8.7 규모 강진 발생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서 규모 8.7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5일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에 따르면 여러 지각판이 맞물리는 경계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거의 전역이 규모 7.8∼9.2의 강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
거주인구 1천만명, 유동인구 포함 2천만명이 생활하는 대도시인 수도 자카르타 역시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지적된다.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 섬 아래에는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이른바 '메가스러스트'(mega-thrust·각도가 45도 이하인 단층) 구역이 존재한다.
해당 구역에선 인도-호주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연간 60∼70㎜씩 밀려들어 가는 현상이 관측돼 왔다.
BMKG와 현지 지질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할 경우 자바 섬에서 최대 8.7 규모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MKG 당국자는 "자카르타와 가장 가까운 메가스러스트 단층인 순다 해협 단층까지의 거리는 170㎞에 이르지만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카르타도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 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UNISDR)는 순다 해협에서 규모 7.8 이상의 강진과 쓰나미가 일어날 경우 24시간 이내에 1만명이 숨지고 26만명이 중경상을 입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자카르타는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인구가 많지 않던 시절인 1699년에도 규모 8.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강한 지진에 건물이 다수 무너지고 주민 28명이 숨지는 피해를 봤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는 자바 섬 남서쪽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6.5과 6.0의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자카르타 시내까지 미치는 바람에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자카르타 주정부는 지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히 발생한다. 2004년에는 규모 9.1의 강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인도양 일대에서 22만6천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진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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