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석면공장이 밀집했던 일본 오사카 센난 지역 재일동포 노동자의 석면 피해 배상 소송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가 10일 도쿄 시부야구 유로스페이스에서의 개봉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된다.
'일본정부 VS 센난 석면촌'이라는 제목의 하라 카즈오 감독 작품으로, 2006년 첫 소송에서부터 2014년 대법원 판결까지 8년간의 배상 투쟁과 소송에 관여했던 피해자들의 일상 등이 담겼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폐에 들어가면 장기간 잠복하다가 폐암이나 중피종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며 발병 후 환자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
센난 지역은 20세기 초반부터 석면방적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200여 개의 공장이 밀집해 있어서 '석면촌'으로 불린 곳이다. 이곳 석면공장은 대부분 가족기업 형태의 영세 기업으로 작업환경이 열악해 재일동포와 일본 내 시골 출신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현장 근로자로 종사했다.
이 지역 석면공장의 전 노동자와 가족 등 89명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재일동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0월 9일 일본 대법원은 "국가는 석면이 인간의 신체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고 있었지만 규제하지 않았다"며 배상 책임이 있다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라 감독은 5일 영화사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항고를 하면서 재판이 길어졌고 원고 중 21명이 병마와 싸우다 사망했다"며 "재판에서는 이겼지만 피해자의 가족 구제 등 아직도 갈 길이 남아있다는 것과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고발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최우수다큐상, 일본 야마가타국제다큐영화제 시민상, 도쿄필맥스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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