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33마리 키우다 버린 견주…중성화로 유기 악순환 방지

입력 2018-03-06 06:00   수정 2018-03-06 09:59

개 33마리 키우다 버린 견주…중성화로 유기 악순환 방지

중성화 수술 통한 유기견 예방…서울시·시민단체 손잡는다

<YNAPHOTO path='PYH2017102918250001300_P2.jpg' id='PYH20171029182500013' title='동물복지지원센터 개원…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도' caption='(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유기견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28일 개원한 이 센터에는 동물병원, 긴급 구호동물 인수 및 입양센터, 동물보호 교육시설 등이 있다. 2017.10.29 <br>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50대 김 모 씨는 유기견이 불쌍해 보여 하나둘 집으로 데려와 돌보기 시작했다.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고 한 공간에서 키우다 보니 김씨가 돌보는 개는 금세 33마리까지 늘었다.
관리가 어려운 데다 이웃들의 소음 민원까지 빗발치자 김 씨는 지난 1월 개 12마리를 상자에 담아 유기했다. 그는 작년에도 키우던 개들을 버린 적이 있었다.
서울시가 김 씨와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시민단체, 서울시수의사회와 손잡고 유기동물 예방 중성화 사업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의 능력으로 기를 수 있는 동물 수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물을 기르다 결국 유기하게 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로 분류된다.
애니멀 호더 방지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 사람이 개를 3마리 이상 키울 수 없게 했다. 호주에서는 반려견을 4마리 이상 키우려면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었다.
서울시는 마포구 김씨가 키우는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시작으로 서울시수의사회,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와 함께 유기동물 예방을 위한 중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카라가 중성화 수술을 받도록 애니멀 호더를 설득하면 서울시수의사회가 수술을 해준다. 서울시는 동물보호 감시원을 통해 애니멀 호더가 적절한 동물 수를 유지하고 관리하는지 점검한다.
유기동물은 보호소에서 입양되지 않으면 10∼15일 후 안락사 되기 때문에 동물을 버리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중성화'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동물 소유자는 증가하는데 '동물 유기 위험군'에 대한 제도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은 유기동물을 줄이는 최선의 정책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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